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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선후 Sep 26. 2024

마음 비행기 #9

-사춘기 자녀와 부모를 위한 대지도

  사자는 

  모든 짐승의 왕이라서 

  작은 벌레를 보고 소리 지르면 

  무리의 비웃음을 산다.  


  호랑이나 이리 등의 

  맹수들 사이에서 

  기지개 켜고 크게 소리 지르면 

  지혜로운 사람들은 옳다고 여긴다.  


 “아! 이게 뭐야? 더럽게.  국물이 묻었잖아! 욱, 썩은 냄새!”

너, 어제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싫다고 난리라도 난 것처럼 큰소리로 투덜댔지? 하지만  씻으면 금방 깨끗해지잖아. 그런 것은 더럽지만 더러운 게 아니야. 너도 발 일주일 안 씻으면 더럽다는 말을 하게 될 걸! 정말 더러운 것은 씻어도 씻겨 지지 않는 것이란다. 음식물 쓰레기보다 더러운 것이 무엇일까. 잘 생각해 봐.     

 간혹 엄마는 엄마 스스로가 정말 지저분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그럴 때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할 때야. 정말 그때는 창피해진단다. 사람마다 저마다 어울리는 옷이 있잖아.  경찰은 경찰복을 입고, 요리사는 요리사 옷을. 수영선수는 수영복을 입어야 어울리지. 행동도 어울리게 해야 돼. 사자는 사자처럼 으르렁 대며 걸어야 어울리잖아. 네가 그렇게 작은 것에 투덜대는 것도 역시 어울리지 않아. 손에 묻은 음식물 찌꺼기는 물로 씻으면 금방 없어지잖아. 그런 일로 소리 지르는 것은 작은 파리가 손등에 앉았다고 난리치는 거 같아. ‘엄마, 파리! 이이잉!’이럴 때  꼭 유치원 아이 같지 않니? 좀 우습지.      

엄마는 가장 너다운 목소리를 찾았으면 좋겠어. 꼭 사자가 되라는 것은 아니야.  가장 너다운 목소리로, 너답게 말했으면 해. 

그런 네 목소리를 세상을 향해 내지르면 어떨까.  지금 엄마를 향해서 소리를 지르지 말고. 잘 참고 있다가 세상을 향해서 당당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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