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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 콘센트 교체

겁쟁이가 해낸 짜릿한 작업

by 짜미

"탁!" 차단기를 내렸다.


도배지는 바른 후에 습한 상태의 양생기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동안은 창을 닫아둔 상태로 있어야 한다. 우리는 창을 닫은 채로 하루정도 푹 쉬었다.(쉬었다기보다는 기절한 채 하루가 날아가버렸다.) 그리고 날이 밝아 말끔하게 도배가 된 집으로 출근했다. 오늘 작업은 전기작업이다. 도배지가 말랐으니 콘센트와 스위치 등 배선기구들을 교체하는 날이다. 전기가 통해서 통구이가 될 수도 있으니 아내를 옆에 두고 조심스럽게 작업에 임했다.


준비물은 간단했다. 임시로 달아서 확인해 볼 조명만 있으면 됐다. 임시조명을 등 전원에 꽂은 후 교체하기 전의 스위치 상태에서 불을 켰다. 건드린 게 없으니 안 켜질 일도 없었다. 불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뒤 스위치를 교체했다. 이번에는 교체한 스위치로 불을 밝혔다. 또한 정상적으로 불이 들어왔다. 이런 식으로 각각의 회로마다 확인을 했다. 방은 방등 하나만 달아질 예정이지만 거실은 스위치가 여섯 개나 된다. 그래서 각 스위치마다 한 번씩 확인을 해야 했다. 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미리 조명을 준비했더라면 조명을 시공 후에 스위치를 교체했으면 뗐다 붙였다 할 일이 없지 않았을까. 머리가 나쁘니 몸이 고생했다.

아내는 내가 작업하는 동안 같이 돌아다니면서 도배를 하고 나서 풀이 굳은 곳 등을 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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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보다 긴장되는 것은 콘센트였다. 스위치는 두 선이 닿아도 큰 문제가 없지만 콘센트의 두 선이 닿으면 펑하고 터지며 차단기가 떨어진다. 그리고 콘센트에 있는 쇠 부분에 두 선이 닿기만 해도 타버릴 정도로 위험하다. 이렇게 온통 위험하다는 말을 했지만 사진을 올리려고 보니 내가 장갑도 끼지 않고 일을 했었다.

집 다 고쳐놓고 죽고 싶었던 걸까. 돌아보니 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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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센트를 교체하는 건 간단했다. 기존에 꽂혀있던 형태 그대로 다시 꽂아주면 됐다. 다 꽂은 후 혹시나 제대로 꽂히지 않았을 수 있으니 반드시 전기가 들어오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나는 우리가 사용하던 작은 전기장판을 들고 다니며 확인을 했다. 콘센트 교체를 한 후 전기장판을 꽂아보고 장판에 불이 들어오면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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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콘센트가 순조롭게 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하나의 콘센트가 나를 흔들어댔다. 전기가 들어오는지 확인하는 검정기가 있어서 갖다 대면 삐삐삐 소리가 나면서 전기가 흐르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그 콘센트에 코드를 꽂아도 전기장판은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 사건으로 실랑이를 벌인 지 약 한 시간 정도 됐을까. 이곳저곳 작업했던 콘센트를 뜯어가며 다시 확인을 했는데 문제의 콘센트로 전원을 넘겨주는 콘센트에서 접촉불량이 있었다. 애매하게 꽂혀있어 전기는 들어오지만 전압이 약했던 것이 아닐까. 그 콘센트의 선을 제대로 꽂아주니 문제의 콘센트가 제대로 작동했다.

'문제의 콘센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통구이가 되지 않았고 무사히 웃으며 집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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