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정배를 하다. (2)

완연해진 집의 모습.

by 짜미 Mar 18. 2025

  천장의 정배를 마치고 벽 정배를 진행했다.


  천장 정배는 계속 위를 쳐다보고 있어야 해서 허리와 목이 아팠지만 벽은 앞만 보고 있으면 되니 훨씬 편하고 괜찮고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듣기라도 했는지 바로 난관에 봉착했다.

  천장에서도 꺾어지는 부분이 있다면 벽도 그런 부분이 있다. 천장은 삐뚤면 우리가 미리 손을 댈 수 있었지만 미장이 되어있는 벽은 생겨먹은 형태 그대로 가야 했다. 우리가 마주한 코너 부분은 놀라울 정도로 미장이 엉망으로 되어 있었다. 마치 구에 사각형을 울지 않게 붙여야 하는 느낌이었다. 결국 시간을 뺏기고 뺏기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나오는 모양대로 가기로 했고 그나마 최선의 방법으로 아내는 마감을 했다.

셀프 인테리어 구축아파트 신혼집 리모델링 벽 합지 도배지 정배


  벽은 따로 잡아주는 사람이 필요 없었기에 한 명당 한 장씩을 들고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코너를 만난다거나 기준을 잡는 건 아내가 해줘야 했지만. 정배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코너이거나 문과 만나는 곳이었다. 분명 방 하나를 두고 'ㄱ'자로 각자 두 벽을 맡았고 아내가 더 어려운 지점에서 시작했고 내가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조치해 주면서 했지만 속도조차 아내가 빨랐다. 물론 퀄리티조차 아내가 더 좋았다.

  역시 익히고 배운 사람은 달라도 달랐다. 그런 아내덕에 나는 걱정 없이 정배를 할 수 있었다. 믿을 구석이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마음 편한 일이었다.

셀프 인테리어 구축아파트 신혼집 리모델링 벽 합지 도배지 정배


  각자의 벽을 마치고 아내는 도시락을 준비하고 나는 그동안 작은 부분들을 채웠다. 그중 가장 좁았던 부분은 화장실 문틀 아래였다. 앉아서 하자니 너무 숙여야 하고 누워서 하자니 자세가 나오지 않는 그런 애매한 부분. 결국 엎드려서 배와 등에 힘을 바짝 준 채로 붙이고 칼질하고 마감했다.

셀프 인테리어 구축아파트 신혼집 리모델링 벽 합지 도배지 정배


  천장에 비해서 벽은 면이 많아서 그런지 시간도 오래 걸렸다. 천장은 퇴근시간 어간쯤에 맞게 끝났는데 정배는 퇴근시간이 한참 지난 후까지 이어졌다. 도배지에는 풀을 발라둔 상태이기 때문에 시간이 됐다거나 혹은 피곤하다는 이유로 두고 갈 수 없었다. 풀이 다 마를 때까지 혹은 풀을 발라둔 도배지를 다 붙일 때까지는 작업을 이어가야 했다. 이후 시간이 늦어졌을 때는 휴대용 작업등 하나를 켠 채 그 작은 빛에 의존하며 도배지를 붙여나갔다.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붙였는데 다음날 확인해 보니 제대로 보고 붙인 것보다 더 잘 붙였음에 정답을 알 수 없는 의문이 생겨버렸다. 감이 좋은 건지 좋지 않은 건지...

셀프 인테리어 구축아파트 신혼집 리모델링 벽 합지 도배지 정배

  

  이렇게 천장과 벽 정배를 마치면서 도배에 관한 일도 모두 끝이 났다. 이제 공사라고 할만한 건 끝났으며 나머지는 '설치'가 대부분이다. 조명도 설치하고, 각종 수전이나 액세서리들과 끝으로 문도 설치해야 한다.

이전 11화 정배를 하다. (1)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