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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떨어지겄다.

샌딩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구나

by 짜미

후에 밀려들 공정들이 없어서 하루하루가 한층 여유로워졌다. 도배장판도 마쳤고 싱크대도 마쳤으니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꼼꼼하게 마감을 하는 일뿐이다. 전에 장판을 하기 전 선반을 계획해 두고 원목집성판을 사서 재단해 둔 목재를 샌딩(sanding, 사포질) 하기 위해 판을 벌렸다. 마땅한 작업대가 없어서 도배할 때 사용했던 발판을 작업대 삼아 사용했다. 사포는 80방부터 220방까지 여러 가지를 구매했고 사포를 고정할 수 있는 수공구를 함께 구매해서 사용했다. 홀더가 없으면 사포가 말리거나 잡기 불편한 감이 있는데 홀더를 사니 편하게 잡고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샌딩은 완성된 가구에서 손이 닿을만한 곳이나 노출되는 부분의 모서리를 해줬다. 보이지 않더라도 손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은 혹여 나중에 스치다가 목재에 찔리진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번에 하지 않으면 살다가 다치지 않으면 절대 하지 않을 만한 그런 일이었기 때문이다.

vlcsnap-2025-04-06-07h33m37s419.png 셀프 인테리어 구축 아파트 신혼집 리모델링 원목가구 제작 DIY


현관 유리문에 들어갈 프레임과 신발장 벤치로 사용될 수납장까지 모두 샌딩을 했다. 직각으로 잡혀있는 기존 모양에서 약 3mm~5mm 정도를 띄워 줄을 하나 그은 뒤 그 줄이 사라질 때까지 원형으로 샌딩을 했다. 처음에는 80방으로 모양을 잡고 두 번째로 120방으로 섬세하게 다듬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220방을 사용해서 거친 정도를 줄어나갔다. 결과물은 나름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았다. 손으로 문질러도 불편하다거나 거슬리는 부분이 없었으니 만족했다. 미관상의 문제도 있지만 결국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우선이기 때문이다.

vlcsnap-2025-04-06-07h33m48s083.png 셀프 인테리어 구축 아파트 신혼집 리모델링 원목가구 제작 DIY


샌딩작업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또한 현장에 나가있을 때는 다른 손 볼 일들을 해야 해서 샌딩에만 집중할 수 없었다. 샌딩을 하다가 다른 걸 보기도 하다 보니 작업시간이 길어졌다. 그래서 휴일 전 날에 목재를 챙겨서 집으로 돌아갔다. 근처 공터에 가서 휴일 간 샌딩을 해서 가져오자는 취지였다. 날은 추워서 입김이 나는 날씨였지만 열심히 팔을 휘젓다 보니 어느새 열이 올라오는 정도였다. 그렇게 샌딩을 끝마쳤다. 하지만 아직 조립은 아니다. 원목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작업이 더 남아있다. 이렇게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원목재는 비싼가 보다.

vlcsnap-2025-04-06-07h34m05s090.png 셀프 인테리어 구축 아파트 신혼집 리모델링 원목가구 제작 DIY


그리고 저녁에 잠이 들기 전에는 현관의 매립선반 중 필름을 붙이는 곳이 있어 필름 연습을 진행했다. 다행스럽게도 필름의 뒷 면에는 10mm 간격으로 눈금이 그어져 있어서 길이감을 익히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단지 얼마만큼 감쌀지를 결정하는 게 일이었다. 우리가 사용한 MDF는 고밀도 MDF다. 두께는 9t. 너무 짧게 감싸면 접착력이 약해 일어날 것 같고 그렇다고 너무 많이 감싸자니 자재의 로스율이 너무 높았다. 별거 아니지만 괜히 신중한 결정을 위해 이래저래 토론하고 결정을 내렸다. 곧바로 재단을 진행했고 연습에 돌입했다.

vlcsnap-2025-04-06-07h35m01s902.png 셀프 인테리어 구축 아파트 신혼집 리모델링 매립선반 제작 필름 부착 DIY


현장에서 잘라온 MDF를 연습용으로 사용했다. 필름은 넓은 면이나 좁으면이 문제가 아니라 모퉁이의 겹침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었다. 연습을 해보면서 대각선으로도 잘라보고 직선으로도 잘라보는 등 여러 방면으로 시도를 했다. 웃긴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 필름의 첫 번째 컷 이후 한참을 들여다보고 신중하게 두 번째 컷을 잘랐는데 너무 터무니없는 곳을 잘라서 겹침이 되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그걸 자르고 아내에게 "이럴 거면 왜 한참이나 고민했나 몰라"하면서 낄낄거리며 웃었다.

vlcsnap-2025-04-06-07h35m41s051.png 셀프 인테리어 구축 아파트 신혼집 리모델링 매립선반 제작 필름 부착 DIY

연습을 끝내고 본 작업에 들어가기 전 미리 필름을 우리가 붙여야 할 크기만큼 잘라뒀다. 이제 현장에 가서 MDF에 프라이머를 바른 후 필름을 붙일 계획이다. 부디 실전에서는 아무런 실수 없이 잘 진행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의 연습이 결실을 맺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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