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이틀동안 아침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이어지는 강의를 듣고 실습을 하고 시험을 치르고 남편은 뜬금없이 지게차 면허를 땄다. 다행히 순번이 앞이라 무사히 시험을 통과하고 일요일 점심 먹기 전에 집으로 귀가 한 남편을 축하하며 생각지도 않게 가족이 다 함께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대충 라면에 찬밥으로 때울까 하다가 얼려놓은 사골 육수팩을 꺼내고 떡국을 끓였다.
500그램짜리 떡국용 떡은 식욕 왕성한 꼬맹이 둘을 포함한 우리 집 네 식구 먹기에 많이 부족하니 찬밥을 넓적한 대접에 깔고 그 위에 떡국을 올린다. 오래간만에 싱싱한 쪽파도 위에 고명으로 올리니 보기에도 좋고 떡국을 다 건져 먹을 때쯤 사골국물을 잘 흡수한 밥알은 적당히 퍼지고 고소하니 참으로 맛나다. 탄수화물 위에 또 탄수화물 조합 이건 못 참지.
이틀 동안 새벽 6시 전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고 커피 1리터를 준비하고 부산스럽게 아침을 보낸 후 드디어 맞이하는 느긋한 일요일 오후, 새로 신청한 책이 도착했다는 도서관 알림 문자를 핑계 삼아 집 근처 걸어서 30분 거리의 도서관으로 다 같이 산책을 가기로 했다.
어제까지 영하 27도까지 내려가는 극한 한파의 날씨에 허덕허덕하다가 오늘은 낮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올라갔다. 나는 아직 이 날씨에도 머플러, 장갑, 모자, 주머니엔 손난로를 갖추고 외출하지만 이 정도 날씨에는 외투도 안 입고 그냥 후드 티셔츠만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와이트애비뉴에서 보내는 주말은 눈요기로 풍성하다. 날씨가 진짜 따뜻하고 좋은 날엔 빈티지 자동차를 끌고 나오는 옛날 차 덕후들이 차도를 점령하기도 하고 온갖 문신에 귀걸이 코걸이 알록달록 물들인 머리 개성 넘치는 옷차림을 한 사람들로 사람 구경하느라 지루할 틈이 없는 구시가지 와이트애비뉴는 남편이 파란만장한 학창 시절 땡땡이치고 주야장천 죽치고 있던 동네이기도 하다.
여기 골목에서는 이런 비행을 저질렀고 저쪽 길 뒤편에서는 이러이러한 친구들이랑 어울렸고... 등등 참으로 개인사로 덧입혀진 사설 동네 관광 해설사의 일장연설을 적당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자니 이제껏 South Park건물 바로 옆에 있어 당연히 Southpark공원인 줄 알았던 공원이 South Bark인 것이 눈에 들어왔다. 강아지가 마음껏 뛰어놀도록 여러 구조물이 설치된 강아지 공원임을 여태껏 지나다니며 몰랐었다니 오늘도 새로운 것 하나 발견하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