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20230226

에드먼턴, 캐나다

by Martine sk Mardres

주말 이틀동안 아침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이어지는 강의를 듣고 실습을 하고 시험을 치르고 남편은 뜬금없이 지게차 면허를 땄다. 다행히 순번이 앞이라 무사히 시험을 통과하고 일요일 점심 먹기 전에 집으로 귀가 한 남편을 축하하며 생각지도 않게 가족이 다 함께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대충 라면에 찬밥으로 때울까 하다가 얼려놓은 사골 육수팩을 꺼내고 떡국을 끓였다.


500그램짜리 떡국용 떡은 식욕 왕성한 꼬맹이 둘을 포함한 우리 집 네 식구 먹기에 많이 부족하니 찬밥을 넓적한 대접에 깔고 그 위에 떡국을 올린다. 오래간만에 싱싱한 쪽파도 위에 고명으로 올리니 보기에도 좋고 떡국을 다 건져 먹을 때쯤 사골국물을 잘 흡수한 밥알은 적당히 퍼지고 고소하니 참으로 맛나다. 탄수화물 위에 또 탄수화물 조합 이건 못 참지.


이틀 동안 새벽 6시 전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고 커피 1리터를 준비하고 부산스럽게 아침을 보낸 후 드디어 맞이하는 느긋한 일요일 오후, 새로 신청한 책이 도착했다는 도서관 알림 문자를 핑계 삼아 집 근처 걸어서 30분 거리의 도서관으로 다 같이 산책을 가기로 했다.


어제까지 영하 27도까지 내려가는 극한 한파의 날씨에 허덕허덕하다가 오늘은 낮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올라갔다. 나는 아직 이 날씨에도 머플러, 장갑, 모자, 주머니엔 손난로를 갖추고 외출하지만 이 정도 날씨에는 외투도 안 입고 그냥 후드 티셔츠만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와이트애비뉴에서 보내는 주말은 눈요기로 풍성하다. 날씨가 진짜 따뜻하고 좋은 날엔 빈티지 자동차를 끌고 나오는 옛날 차 덕후들이 차도를 점령하기도 하고 온갖 문신에 귀걸이 코걸이 알록달록 물들인 머리 개성 넘치는 옷차림을 한 사람들로 사람 구경하느라 지루할 틈이 없는 구시가지 와이트애비뉴는 남편이 파란만장한 학창 시절 땡땡이치고 주야장천 죽치고 있던 동네이기도 하다.


여기 골목에서는 이런 비행을 저질렀고 저쪽 길 뒤편에서는 이러이러한 친구들이랑 어울렸고... 등등 참으로 개인사로 덧입혀진 사설 동네 관광 해설사의 일장연설을 적당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자니 이제껏 South Park건물 바로 옆에 있어 당연히 Southpark공원인 줄 알았던 공원이 South Bark인 것이 눈에 들어왔다. 강아지가 마음껏 뛰어놀도록 여러 구조물이 설치된 강아지 공원임을 여태껏 지나다니며 몰랐었다니 오늘도 새로운 것 하나 발견하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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