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아이들은 또 학교를 안 간다. 뭔 놈의 휴일이 이렇게 많은 것이여... 맞벌이 가정은 어떡하라고... 그러나 맞벌이하는 다른 집 사정을 걱정하기에 앞서 나는 요즘 전업주부니까 내 앞가림이나 잘하자.
큰 아이는 어제 새벽 4시에서 밤 10시까지라는 학교 스키 여행 강행군 끝에 오늘 하루종일 근육통을 호소하며 병든 닭 마냥 시들시들하고 둘째 아이는 시어머니께서 미리 예약해 두신 도자기 공방에서 시어머니와 함께 세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고 왔다.
시어머니께서 아이를 데리러 오시고 또 도자기 체험수업 끝나고 집에 데려다 주기까지 하셨다. 어제 구워 놓은 피넛버터 쿠키 자랑도 할 겸 갓 만든 커피 한잔 드시고 가라고 집안으로 모셨다. 오신 김에 저녁 식사도 같이 하자고 했는데 미국에 사는 여동생이랑 전화통화를 길게 하기로 미리 약속이 되어 있다고 다음 기회로 미루시고는 5시쯤 가셨다.
시어머니의 막내 여동생은 50년 정도쯤 되려나, 성인이 된 이후 평생을 같이 산 남편과 사별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이번 밸런타인데이가 참 힘드셨다고 한다. 매주 한 번씩 목요일 저녁 한 시간 이상씩 화상통화를 하신다는데, 먼저 누군가와 대화를 시작하는 일이 절대 없는 소심하고 내향적 성격이라 새로운 도시로 이사하고 나서 지난 20여 년간 집에 초대해 차 한잔 같이 마실 만한 동네 친구를 한 명도 못 사귀었다고 하신다.
내가 캐나다로 이주한 지난 넉 달 동안 안면을 트고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집까지 드나들 정도의 친분을 쌓으며 동네 친구와 지인 목록을 늘려 가는 것을 시어머니는 신기해하시며 전화 통화 중에 종종 언급하신 끝에 시이모님께서 5월 말 경에 에드먼턴으로 방문하시기로 하셨다. 동네 할머니들 마음을 훔치는 한국인 며느리, 팬미팅 준비 하려면 뭐가 필요하려나 고민해 봐야겠다.
얼굴에 붙이는 마스크팩 잔뜩 사 와서 시어머니, 시이모님, 근처 사시는 시어머니의 전 사돈어른까지 싹 다 모시고 거실에 자리 깔고 얼굴에 마스크팩 붙이고 있으면 귀여울 것 같다. 또 뭐 하지 한식 요리교실이라도 열어 볼까나... 같이 수다 떨며 녹차도 마시며 하는 매운맛 75금 토크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