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20230310

에드먼턴, 캐나다

by Martine sk Mardres

앞집 사는 그녀의 거실에서 금요일 저녁 시간 만달로니언 시즌3을 같이 몰아 보기로 했다. 친해지기 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나의 남편과 그녀의 남편은 덕후, 나름의 '너드'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분모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만화나 티브이 시리즈가 많이 겹치기에 타인과 쉽사리 친해지기 힘든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둘은 금방 쿵짝이 맞아 둘의 수다가 끊이질 않는다.


내향인 남편들이 잘 어울려 노는 걸 보니, 왠지 아이들 플레이데이트를 지켜보는 엄마의 심정으로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옆집 그녀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나는 76년에 태어난 동갑으로 한치의 어색함도 없이 바로 동네 친구가 되었다.


저번 주 금요일 저녁식사를 그녀의 집에서 했기에 이번 주 저녁식사는 각자의 집에서 따로 하고 너무나 가까운 거리기에 외투조차 입지 않은채 후다닥 길을 건너 문을 두드리고 어색함 없이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저번주에 내가 들고 갔다가 남겨 둔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영화관에서는 조용히 해야겠지만 애들 셋 어른 넷이 모여 앉아 스타워즈로 대동단결해 이야기 꽃을 피우며 보는 시리즈물도 나름 재미있다. 덕후력을 서로 뽐내며 온갖 잡다한 스타워즈 상식을 꺼내 놓는다. 집에 사다둔 스타워즈 피규어 신상 자랑도 하며 평소 취침시간 9시를 훨씬 넘기고 늦게 까지 웃고 떠들 수 있음에 흥분한 아이들은 어떻게든지 1분이라도 더 놀려고 갖은 수를 쓴다.


앞집 아이가 초등학교4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취침시간이 9시라는 소리에 우리 집 아이들이 움찔한다. 캐나다 사는 영국인 가족인 앞집 이웃은 한국에서는 밤 12시가 넘도록 숙제하느라 깨어 있기도 한다는 소리에 충격을 받고 우리 가족은 내 친구는 7시 30분 되면 자러 가야 한다던데 나는 9시가 취침시간이라 다행이라고 말하는 앞집 이웃아이의 자랑에 충격을 받는다.


밤 10시 30분까지 비디오게임을 같이 하고 아이들이 남은 간식을 가루까지 탈탈 털어먹고 찍어먹고 나서야 다음을 기약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이제 11시가 넘은 시각 드디어 애들을 재우고 어른들의 시간을 가진다.


아무리 즐거웠더라도 집 밖에서 보낸 시간만큼 집안에서 조용히 재충전해야 다시 사람들을 만나고 웃고 떠들 힘이 생긴다. 외향적으로 보이는 나 역시 집에서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을 너무나 좋아하기에 충분히 혼자 시간을 보내야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갈 에너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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