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20230119

에드먼턴, 캐나다

by Martine sk Mardres

얼마 전 사귄 앞집 사는 그녀의 초대로 에드먼턴 중심가에 위치한 미술관에 가게 되었다. 둘 다 뚜벅이 상태라 당연히 버스를 타고 가는데 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거실 창에 커튼 사이로 집에서 쏙 걸어 나오는 그녀를 포착하고선 후다닥 현관문을 열고 소리 질러 봤다. 어이~


어이없어하지 않고 같이 '어이~' 하고 장단을 맞추어준 그녀! 친절하기도 해라. 쿵짝이 잘 맞다. 오늘의 체감온도 영하 17도, 실제 온도 영하 11도. 뭐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영하 20도 아래로 내려가면 얼굴 피부가 찬기운에 상하지 않도록 꽁꽁 싸매야 한다. 오늘은 이만하면 양호하다. 웃고 있지만 코 끝에 콧물이 맺히기 시작한다.


버스비는 3.5달러. 90분 안에 환승은 무료. 미술관 입장료는 14달러. 도서관 카드를 가지고 가면 10달러만 내면 되고 버스 환승티켓을 가져가면 11달러로 할인이 된다는 꿀팁을 앞집 그녀가 문자메시지로 링크를 보내준 미술관 웹사이트에서 알아왔다. 알고 보니 링크만 보내고 읽지는 않은 상태여서 할인 정보를 전혀 모르고 있던 이웃집 친절한 그녀는 나의 꿀정보에 감동한다. 막상 미술관에 도착하니 초대전시가 있을 때만 14달러, 특별전 없는 상설 전은 10달러. 거기에 도서관카드 보유자 할인을 더해 7달러 입장료를 내니 이제 웬 떡이냐 하며 횡재한 기분이다.


이번 상설전시 테마는 로드트립. 딱 마음에 든다. 언제나 여행을 꿈꾸며 여행자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니 여행하는 모든 이들이 반갑다. 메인 전시에 장난감 트럭을 실제 사이즈로 만들어 놓은 듯한, 미니언즈가 연상되는 색감의 작품이 나를 반긴다. 엥? 이게 뭔가 찬찬히 둘러보다가 트럭 뒤편에 깔때기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게 보인다. 갑자기 머릿속에 영화 장면 하나가 재생된다. '그거 있잖아 사막에 부웅~ (개떼 같이 지나가는...이라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개떡같이 말했는데 '매드맥스?'라고 찰떡같이 알아들은 그녀. 둘이서 텔레파시 통했다고 오두방정을 떤다.


그 깔때기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대형 트럭 내부가 미니어처 마을로 가득 차 있다. 직접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지 않았더라면 절대 알아챌 수 없는 놀라운 발견이다. 너무나 정교하게 마을 전체가 담겨 있다. 기대 없이 들여다봤다가 뒤통수 거하게 맞은 느낌이다. 등줄기를 타고 짜릿함이 올라온다. 가서 내 눈으로 직접 들여다보고 느끼는 게 여행이라고 은근히 말해주는 듯하다.


미리 알고 가서 직접 보는 것도 좋았겠지만 오늘은 아무 사전 지식 없이 갔다가 보물을 찾은 기분이다. 여행의 묘미는 이런 나만의 보물 찾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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