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누구일까요? 오리 마을 이야기

성내천 오리 마을의 조용한 리더

by 모닝페이지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유난히 특별하게 느껴지는 날이었어요. 긴긴 겨울은 완전히 지나가고, 봄은 아직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한 채 스치듯 지나가 아쉬움만 남긴 채 여름의 기운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다가 문득 성내천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성내천은 단장을 위해 잡초가 제거되어 있었고, 개천은 졸졸졸 소리를 내며 고요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맑고 고운 물소리는 마치 두 손 모아 합장하듯, 물방울 친구들이 떼 지어 함께 흘러가고 있었지요.


전체적인 분위기는 참 평온했습니다. 마음도 덩달아 편안해졌고, 성내천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니 천변을 따라 걷는 사람들 대부분이 건강을 위해 도보나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서도 여유와 평안함이 묻어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치 거울처럼 나 자신도 비춰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아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성내천, 보는 이의 마음까지 정리해 주는 듯했어요.그러던 중, 호수처럼 느리게 흐르는 물 위에 어느새 오리들이 한두 마리씩 찾아들었습니다.


무리를 이룬 오리들은 속닥속닥, 시끌벅적하게 무언가를 의논하는 듯 집중한 모습이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새로운 성내천을 관리할 ‘오리 대표’를 뽑는 중이었지요.


그런데 두 마리의 오리가 서로 대표가 되겠다며 격렬하게 다투고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성내천을 위한다고 말하지만, 가만히 보면 서로의 욕심을 채우려는 모습이었습니다.


결국은 자신이 군림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 보였습니다. 그 곁에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그림자처럼 서 있는 또 다른 오리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내세우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겸손한 태도로 다른 오리들이 앞장서도록 물러나 있었습니다.


‘나보다 다른 이가 더 잘났다’며 진심으로 그들을 높이려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그 모습을 보며 저는 씁쓸한 마음으로 자리를 떠나야 했습니다. 사람의 세계나 동물의 세계나,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어디서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내려 하고, 경쟁하며, 남을 짓밟아서라도 뛰어나고 싶어 하는 욕망을 품고 있구나—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리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된 하루.
지극히 평범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특별했던 날이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평범한 일상인 듯 아닌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