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인생의 반의 정점을 돌다 보니 새롭게 도전해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 영업을 하면서도 이런 느낌을 많이 받는다. 특히 실패를 경험하다 보면 쉽게 지치기도 하고, 매너리즘에 빠져 감(感)을 잃어버릴 때도 많았다. 나 또한 이런 상황에서 많이 좌절해 봐서 그 맘을 충분히 이해한다. 이럴 경우 어떻게 극복하고 예전의 감을 되찾을 수 있을까. 내 나름으로 극복했던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무조건 현재 상황 시점에서 잠시 멈추는 것이다. 무엇을 해도 안 되고 아무리 애써도 되는 게 없는 경우이다. 특히 영업을 하다 보면 계속해서 꼬이고 실수하는 때가 있다. 영업은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많이 좌우하는 일이라서 이성적 관점보다 감성적 판단에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다. 또 상대방에게도 그런 감성적 접근이 필요한 일이라서 그날의 감정선이 좋지 않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고객과 상대방의 기분까지도 망칠 수 있다. 그런 상황이 오면 무조건 말과 행동을 멈추고 잠시 ‘멍때리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영업을 하는 분들은 다른 직종 사람들보다 감정선이 여리거나 풍부한 사람이 많다. 그래서 쉽게 흥분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내가 만난 영업 직원들은 대부분 그랬다. 과학적 근거나 심리적 현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내 나름으로 결론을 내려 보면 감정이 풍부한 사람들이 영업에 잘 적응하고 실적을 올리는 데 유리한 것 같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영업이 막힐 때면 지금 하던 일을 멈추고 ‘멍때리는 시간’을 갖기를 권한다. 마음의 평안을 얻는 것도 있지만 최소한 현재보다 악화하거나 나쁜 상황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본인 영업에 있어 하루는 그리 큰 시간도, 손해 보는 시간도 아니다. 하루 정도 충분히 손을 놓아 보길 권한다.
그리고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면 최근 본인이 해 왔던 일이나 행동을 돌아보고 그중에서 영업에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과 조금 이별하는 연습을 해 보자. 예를 들어 음주 횟수가 잦았거나 개인적인 일로 아침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음주 횟수를 줄이고 아침 루틴을 바꿔 보는 것이다. 음주 횟수를 줄이기 위해 저녁에 운동을 하거나, 영업에 도움이 되는 독서를 하거나 여러모로 익숙한 지금의 내 모습과 이별해 보자.
영업 패턴이나 스타일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오랫동안 자신에게 익숙한 패턴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패턴이 자신의 영업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내 경험상 자신의 스타일만 고집하는 고수는 없다. 영업 고수에게는 그들만의 일정한 루틴과 아우라가 있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자신만의 루틴과 아우라를 가지려면 지금 자신에게 익숙한 루틴과 이별해야 한다. 물론 그 스타일로도 영업을 잘할 자신이 있다면 굳이 버리지 않아도 되겠지만 현재 깊은 매너리즘이나 영업의 위기를 맞았다는 것은 이미 그 스타일로는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답은 외부에 있지 않고 바로 자신에게 있다.
영업은 결코 유형의 물질로 만들어지는 결과물이 아니다. 무형, 즉 감정과 이성의 조합으로 만들어 내는 산물이다. 그렇기에 항상 마음 다스림이 중요하고 창조적 관점에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쉽게 깨질 수 있는 유리와 같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래서 영업 고수들은 마음의 평안과 상황의 유리함을 만들기 위해
서 항상 주위의 사람이나 사물에 신경을 많이 쓴다.
누구나 영업을 하면서 위기나 어려움을 겪는다. 아무리 고수라고 해도 상황이 안 풀리는 어려움에 직면한다. 하지만 카멜레온 같은 변화에 대응하고 적응하는 힘, 익숙한 것과 언제든 이별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다. 이게 바로 영업의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해 나가는 솔루션이다.
그래도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일이 너무 힘들거나 방향성을 잃어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우선순위가 헷갈릴 때면 같은 업계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전화를 자주 하는 편이다. 같은 영업이라는 세계에 있으니 서로 쉽게 공감한다. 더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 영업을 아는 친구들은 전화 목소리만 들어도 왜 전화했는지, 상대방이 어
떤 심정인지 알기에 마음 놓고 위로를 얻을 수 있어서 좋다. 영업을 하는 친구들은 감정선이 다른 분야의 친구들보다 조금 더 세심하고 풍부한 편인데, 그런 것이 영업에 장점이 되기도 한다. 어쨌든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실적에 쪼이거나 압박이 많을 땐 시원하게 같이 풀 수 있는 자리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 좋다. 그 친구들도 각자의 회사에서 실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적잖이 힘들 테지만 더 힘든 친구를 기꺼이 위로해 주는
것은 그들이 걸어온 길이고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터이다. 그런 친구들 덕에 힘을 얻을 때가 많았다. 때로는 선배같이, 친구같이, 마누라보다 더 살뜰하게 챙겨 주고 충고해 주는 그들이 있어서 내 영업이 더 발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사실 이제까지 그 친구들에게 감사를 말로 전하지 못했다. 지면을 통해서 이렇게라도 표현하니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하다.
항상 건강하고 서로에게 격려가 되는 그런 친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열심히 뛴다. 영업은 가끔씩 쓸쓸함을 주지만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해 볼 만한 일인 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