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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든라이언 May 02. 2022

Ph.D. (박사)라는 무게

생명과학자의 철학

넘쳐나는 게 [박사]라는 요즘,..

훌륭하고 멋진 과학자가 아니어서 부끄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심으로 혹은 근본으로 돌아보고자  글을 적어븝니다.



 박사(博士)

     인문과학과 마찬가지로 자연과학 분야에서 대학원의 최고 학위 과정을 마치게 되면 '박사'라고 하는데 영어로 'Doctor of Philosophy' 그리고 이를 줄여, Ph.D. 혹은 PhD로 표기합니다.


이과계열을 졸업하면 '이학박사' 그리고 공학분야라면 '공학박사'등으로 불립니다. 19세기 초 독일의 베를린 대학에서 연구중심 대학으로의 개혁을 통해서 학술 연구 결과를 학위 논문으로 제출하면 박사 학위를 받는데서 유래했으며 이후 영미권으로 전파되어 Ph.D. 가 되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Ph(Philosophy, 철학)이라는 학위의 관용적 표현 이상 크게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박사 학위를 받은 지 15년이 지난 지금도 생명과학자로서 갖추어야 할 '진짜 철학'이 무엇인지를 늘 고민해 왔습니다. 


수많은 생명의 희생을 통해 얻은 '지식의 파편들'이 과연 우리가 진짜 원하는 '지혜'를 완성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들과 함께..


그토록 원하던 '워라밸'과 '안정된 자리'를 성취하고 타성에 젖을 무렵 COVID19 팬데믹과 백신 논쟁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사실, 무한한 책임감과 함께 내가 무얼 할 수 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는 것이 더욱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되짚어 보니 현시점이, 이제 막 과학자로 입문한 분들과 정년을 앞두고 계신 분들의 중간 지점에 서 있는 것을 깨달 았습니다. 어느새, 과거와 미래를 잇는 다리가 되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배움을 통해 얻은 '나만의 것'이었던 관점들을 '공유'하고 함께 '변화'하고 싶었던 마음도 기억이 났습니다.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 반추하고 반성하며 마음을 접었었지만, 그 어느 지식이나 지혜가 내 것인 것이 없고 모두 앞서 걸어가신 모든 분들의 유산이기에,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생명과학 철학의 재정의'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원주의적 생명과학의 한계'를 옛 성인과 현인들이 남긴 귀한 '메시지들'을 통해,


         " 높은 정신,  과학기술 "



을 추구하는 것이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재정의의 출발점입니다.


우리나라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만들어 가는 이)를 외치지만, 실상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빠르게 쫓아가는 이)의 위치에 익숙합니다. 높은 것과 낮은 것을 분별하는 에만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자원, 경제, 정치, 군사력, 과학 기술 및 인구로는 '1등 국가'를 꿈도 꾸지 못합니다. 다만,




지구에서 가장 낮은 곳에 서서 더불어 함께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을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일등국가(一燈國家, 하나의 등불이 되는 국가)'가 되는 길이라 믿습니다.



평소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의 과거 생각은 가버렸고 그 생각이 글이 되는 순간, 이미 다른 생각이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진실성이 담기지 않을 것만 같은' 막연한 두려움에 오랫동안 주저하였습니다.


Ph.D. 에 대한 필자의 메시지가,

'조용한 혁명' 불쏘시개가 되길 빕니다.


메일의 서명을 위해 만들었던  글귀를 시작으로


망설임의 닻을 거두어 올리고,

천천히 항해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

          


           'Science is Sailing on the Soul'

                     (과학은 영혼 위를 항해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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