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장님, M1들이 셀을 공격하고 있지 않는 게 맞습니다. 한 번 더 확인했습니다" 함선 모니터링 요원의 두 차례 확정 보고. "오케이. 1,995셀 방어사단 사단장님 핫라인 채널 열어줘" 영상으로 경례하며, "인사드립니다. M1 조사단 소속 특별정보부 트위스트 함장입니다. M1의 동향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파악하기론 M1이 셀을 공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앞서 공격이 있었습니까?" "반갑네, 트위스트 함장. 위원회 의장과 페론에게서 우리 셀에 나타난 M1의 조사를 한다고 이미 전달받았지. 그런데 보다시피 우리 셀 주변에서 출몰해서 이쪽으로 공격을 오지 않고 있다. 대신 조금씩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이게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뭔가를 삼키는 듯한 액션이 관찰되네"
‘팀프가 얘기한 박테리아인가?’ "네 정보 감사드립니다. 참고해서 진행하겠습니다. 만약 M1들이 셀을 공격하면 대책이 있으신지요?" "M1 출몰 직후 주변 셀들의 방어 사단들이 우리 셀 경계까지 점진적으로 도착해서 서로 연락하며 같이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야. 도발되는 즉시 연합 공격을 할 예정이네. 페론으로부터 ‘음영 작전’ 프로토콜(Protocol, 순서)도 받아 두었네" 갑자기 여러 마리가 더 출몰한다면 과연 연합 사단들이라 하더라도 M1들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들은 바로 근접 조사에 돌입하겠습니다. 최근 조사에 의해 큰 변화가 없다면 M1들이 보통 수 시간 이내 스스로 사라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사 과정에서 이상 동향이 관찰되는 즉시 보고드리겠습니다" "알겠네. 우리 쪽에서도 특수부대 대기시켜 놓을 테니 언제든지 SOS 요청하게"
협조 요청 및 정보 교환을 마치고 T3에 물었다. "드론 실드는 어떻게 되었어?" “30대 완료했습니다” 혹시 모르니 드론도 소형 플라스마 장치를 부착해 '음영' 화하기로 했다. "본부에 통보하고 작전 돌입한다. 음영 개시!" 오믹스함은 엔진 출력을 최대한 낮추고 '음영화' 상태로 천천히 M1 들의 밀집 지역으로 이동했다. M1 들에게 점차 다가갈수록 함선 플라즈마 실드에 조금씩 무엇인가 부딪히는 게 느껴졌다. 마치 비가 내리기 시작하듯이 함선에 부딪히는 것들이 늘어났다. "함대의 전 옵져버 작동. 보고 바람" "네, 함장님. 뭔가 잔해 혹은 부유물 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때 정면으로 날아와 부딪히는 파편이 있었는데, 박리아의 사체 조각들이었다! 점점 가까워질수록 M1들이 박테리아들을 쫓아다니며 말 그대로 집어삼키고 있었다. 굶주린 대식가들처럼. "남은 박테리아가 몇 안 된 것 같습니다" 그때, 피드가 말했다. "저기 정신이 쏠려있을 때 빠르게 수집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전 함대 이동 중지. T3, 드론 실드는?" "15% 완료, 45대 준비되었습니다" "오케이, 너무 많은 드론은 자칫 들킬 수도 있다. 준비 완료된 드론들을 지정된 총 15포인트에 각각 3대씩 보내어 광범위 포집한다. 발진" 드디어, M1 주변의 초근접 물질 수집에 돌입했다. 모두 숨죽이며 드론들이 각각의 포인트에 도달하고 포집을 시작한다는 알람이 울렸다. 15대가 포집을 마치고 복귀하는 사이 다른 15대가 포집을 시작하고 있다.
그 순간, M1 한 마리가 갑자기 오믹스함 쪽으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들 놀랐다. 뭐지? 음영화된 우리함대를 볼 수 없을텐데? 하는 순간 모니터링 요원이 외쳤다. "박테리아 한 마리가 이쪽으로 도망 옵니다!!" "실드 유지한 상태로 천천히 후진해"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실드 허용 범위 안에서 출력을 최대한 높여" 워낙 커서 멀리서는 느릿하게 보였는데, 실제 레이더에 잡히는 M1의 속도는 무척 빨랐다. 결국 따라 잡혀 함선에 부딪히려는 순간, 박테리아는 잡아 먹혔고 M1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그 순간 M1이 슬슬 다시 함선 쪽으로 끌리듯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 뭐야?" “함장님! 드론들이...” 레이더망에서 복귀하던 드론들이 하나씩 점멸되어 사라지고 있다. M1이 드론을 따라오면서 삼키고 있다! "저 포집된 물질이 M1을 끌어당기는 것 같습니다" 화학물질 이끌림 (chemotaxis)이란 건가? 그때 각 포인트에서 포집한 드론들이 복귀하기 위해 서로 간격이 좁아진 화살 머리 형태로 몰려오고 있었는데, 따라오던 M1이 후미의 5기를 동시에 삼키며 굉음과 함께 EMF 충격파를 뿜어냈다. 이와 동시에 모든 함선과 드론의 플라즈마 '음영' 실드가, 모두 사라져 버렸다. 큰일이다!
"드론 복귀 취소시키고 분산시켜!" "안됩니다. 모든 통신이 마비되어 드론 채널이 끊어진 상태입니다!!" 그와 동시에, 시료를 모두 잃을 수는 없다고 판단한 피드의 지시로 특수정보부 대원들 5명이 즉시 자신들의 셔틀을 타고 드론들을 회수하러 발진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에 따라 포집 후 자동으로 복귀하고 있는 통신 두절된 30기의 드론들이 상황을 더 위함한 상태로 몰아갔다. 또 다른 M1들이 순식간에 간격이 좁혀진 드론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마치 모여드는 드론들이 특정 물질을 고농도로 만들어 M1들을 그 자리로 소환시킨 것 같은 양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것도 3마리나!!
트위스트는 그 순간 함내에 큰소리로 명령을 내리고 전투정 격납고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함대는 피드가 맡는다. 피드, 쾌속 전투정에 드론 수집기를 즉시 장착하고 바로 발진 준비시켜 줘. T3D1 전투 슈트 가지고 따라와" 통신이 안 되기 때문에 이미 출동한 대원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 문제는 대원들이 복귀하면 포집 물질 농도가 더 높아진다. 그러면 플라스마 실드가 없는 상태의 함대는 고농도의 특수 물질의 유도에 의해 즉시 M1들에 포위되어 손쓸 수 없이 전체가 궤멸할 수도 있다. 이걸 설명할 시간이 없다.
발진 스위치를 올리며 T3에게 물었다. "산소 키트 남은 거 있어?" T3가 줄줄이 소시지처럼 엮인 키트들을 들어 보였다. 지난번 사건 이후로 잔뜩 가지고 다닌 것이다. "굿, 출발!" 그런데, 어… 내가 쾌속 전투정을 운전할 수 있나? "피드! 오믹스함 조종사 연결…" 아뿔싸 통신이! "저희한테 연결해 주십시오" T3가 말했다. 고민할 시간이 없다. T3D1에게 조정 권한을 넘기고, T3의 자유도를 95%로 올렸다. 그리고, "신호 주면, 내가 조작하기 쉽게 바꿔줘. 발진, 발진!!” 비틀거리듯 출발했지만 그래도 아직 전자 장치가 온전한 전투정의 기본 균형 센서들 덕분에 비교적 안전하게 날아올랐다. “모든 충돌 회피 모드 작동하고 다른 출동대원보다 빨리 회수해야 해, T3 부탁해!" “염려 마십쇼. 유~후~!” 트위스트들의 전투정는 모선의 후진 방향에서 큰 반원을 우아하게 그리고는 곧장 앞으로 향했다. 빠른 속도로 날아간 T3D1은 다른 부대원들이 회수하기 직전, 전투정에 장착된 드론 수집기를 이용해 일렬로 모선을 향해 오고 있는 드론들 9기를 독수리처럼 낚아채어 45도 각도 위로 날아올랐다.
그 순간 M1 3마리가 함선으로 향하던 방향을 틀어, 거의 동시에 전투기가 날아오르는 방향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뒤쫓아 따라 올라갔다. M1이 따라오는 것을 확인한 트위스트는 T3D1로부터 조정 권한을 다시 받아 출력을 한 번 더 끌어올린다. '따라 잡힐 것 같아' 한 번만 더 방향을 틀고 싶지만 지금 그러기엔 너무 늦다. 차라리 최고출력으로 가자. 몸이 크게 뒤로 젖혀지면서 전투정은 총알처럼 튀어 날아올랐다. '조금만 더' 비스듬히 올라가는 방향으로 눈부신 빛줄기가 전투기 창으로 비치면서 트위스트는 순간 '여기가 천국인가?' 하는 착각에 빠졌다가 T3 외침에 정신을 차렸다. "탈출해야 해! 트위스트, 거의 잡힐 것 같아!" 트위스트는 다시 T3D1에게 권한을 넘기는 스위치를 누르고 슈트 헬멧 장착 후, "에너지 보드 최고 출력으로 올려. 3초 후 우린 반대 방향으로 탈출한다. 3… 2… 1, 사출!" 트위스트와 T3D1이 동시에 탈출한 직후에 간발의 차로 M1들이 서로 엉키듯이 달려가더니, 그중 한 마리가 전투정을 삼켰다. 수 초 후 큰 굉음과 함께, M1들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며 흩어졌다.
정신이 혼미해져 가는 가운데 팀프의 외인부대들 전함들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페론 단장이 지원으로 보냈나 보다. '그래, 아직 별이 되긴 이르지' "T3D1, 잘했어. 고마워. 그런데 T3?" "넵" "너 급하니까 또 반말하더라" "언제요?" "D1" 충격파.
각 셀의 BSL-3(Biosafety level 3, 생물안전 등급 3) 공장에서는 'LPS (Lipopolysaccharide, 지질 다당류) 슈퍼볼 키트'가 한창 생산 중이다. 오믹스함에서 확보한 대사체 시료 분석 결과, 박테리아 유래 물질 중 박테리아 표면(특히 그램 음성 (Gram negative) 종의 병원균)에 노출된 LPS가 M1의 활성과 출몰을 일으킬 수 있는 인자 (factor) 중의 하나임이 밝혀졌다. 아직 정확한 다른 M1 출몰 유도 인자들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일정한 농도 이상의 LPS를 특정 방향으로 날려 보내면 M1이 즉시 따라간다는 점을 이용해 셀로부터 M1을 안전하게 멀리 떨어뜨려 소멸시키는 방법을 찾아 낸 것이다.
‘LPS 슈퍼볼 키트’ 는 세 개의 구체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볼은 M1이 반응하고 방향 전환할 정도의 비교적 낮은 LPS 농도를 포함하고, 두 번째 볼은 두 배 이상의 농도를 포함해 M1이 본격적으로 볼을 추격하게 만들어 셀의 반대 방향으로 유인하도록 만들어졌고, 마지막 대미를 장식할 볼에는 초고용량의 LPS에다가 플라즈마 기폭장치를 두어 M1이 삼킬 때 폭발해서 의한 소멸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 볼은 트위스트 함장의 이름을 따 '트위스트 밤 (Bomb, 폭탄)'이라 불리게 되었다. "자네 덕에 한시름 놓았네. 보름 전에 위원회에서 모든 셀에 슈퍼볼 키트 생산법과 사용 방법에 대한 SOP(standard operation protocol, 표준 작업 지침서)를 배포했는데, 벌써 효과를 보고 있다는 소식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어" "다행입니다. 그래도 아직은 불안한 것이 지난번에 말씀드렸듯이 LPS 생산할 때 유출 같은 거 조심하지 않으면, 그 셀은 M1 폭탄을 맞을 거예요. 다른 해법으로 대체할 수 있는 인자들을 계속 조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음, 걱정하지 말게. 그 문제는 나 역시 동일하게 제기해서 위원회 회의에서 이 중으로 관리하기로 했네. 아무튼 자넨 이번 활약으로 스타가 되었어" 엄지척! 페론 단장은, 이번 미션으로 그의 어깨에 짊어진 벨트들의 짐을 조금 덜어냈을까?
그러나저러나 비밀 작전을 위해 뭐든 최대한 눈에 뜨이지 않게 추진하려던 것이 의도치 않게 '스타'가 된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 트위스트는 난감했다. 하지만, 저 트위스트 밤 개발 덕분에 본사에서 정식으로 '부장' 직급을 달아준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들려와 무척 기뻤다. 이제 스네일 씨의 중요하고도 내밀한 정보들을 볼 수 있는 권한이 생겼다. 게다가, 팀장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특수정보부 부장이 되었을 때 생겼을 주변의 의구심을 지울 수 있는 계기를 얻은 것이다. ‘휴, 진짜 행운이 따랐다’ 2주의 포상휴가를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비밀 채널 네트워크 2차 회의를 앞당기기로 했다.
아. 이 플라즈마-에어메트야 얼마 만이니? 얼마 만의 휴식인가. 그런데 그렇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휴가였는데 막상 뭘 할까 고민되는 건 뭘까. "삐빅" 딜리버리? 난 주문 안 했는데? "삐빅… 삐빅… 삐비빅…" 이 리듬감은? T3와 D1이 같이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이것저것 구매하고 있다. T3가 말했다. "휴식엔 쇼핑이 최고죠!!" "뭐어? D1" 충격(파를 안 쓰네)… 잠잠… 응? 이어 D1의 모니터에 의미심장한 문구가 떴다. "쇼핑 짱!" "이것들이, T3D1!!" 그들이 함께 긴장하며 뒤돌아본다. "목걸이 하나 추천해 봐. 최신 유행하는 걸루" 그래, 오늘은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