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연합위원회의 위원장은, 희생된 위원과 경호원들의 추모식을 거행한 다음 날 회의를 거쳐 '셀 이탈 방지 위원회'를 폐지하고 '셀 손상 예방 및 보호 위원회'와 '셀 이주 연구위원회'를 신설했다. 예상했던 대로 53과 21은 자취를 감추었다. 따라서 함께 사라진 53의 개인 사단들을 제외한 모든 ‘셀 이탈방지 위원회’ 소속 셀 연합 병력은 신설된 두 개의 위원회로 귀속시켰다. 이렇게 됨으로써, 양지에서 활동하던 53은 음지로, 음지에서 준비하던 스네일은 양지에서 활동하게 되는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트위스트! 베타! 정말 오랜만이야!!" 산소가 풍부한 곳을 찾는 EX 스페이스셔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히프가 돌아와 프카의 집에서 다 같이 만났다. 그간의 벌어진 일을 전해 듣는 히프는 내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래서 내가 복귀하자마자 본사에서는 셀 이주 위원회로 다시 파견 근무 가야 한다고 했구나. 아무튼 놀랍다. 53이 그런 일을 계획하고 저질렀다니. 베타 너는… 참 마음고생 많았겠다" 히프가 눈물을 훔치며 베타를 따뜻하게 안았다. "이젠 괜찮아. 차라리 잘됐어. 53이 저렇게 되어서" "야! 난 그 덕분에 회사 나와서 잘나가는 스타트업 CEO가 됐어. 오히려 감사할 일이야!" 프카가 손가락으로 브이 자를 그리며 말했다. "나도 어쩌면 머시너리사에서 셀 이주 연구위원회로 옮길지도 몰라" 트위스트의 말에 "그 표적 꽃미남 씨랑?" 프카가 짓궂게 웃으며 묻는다. 히프가 "와우" 하며 한 번 더 놀란 뒤 트위스트를 보며 물었다. "그럼, 그 비밀 박스의 파일 내용은 확인된 거야?" 트위스트는 프카와 슬쩍 눈짓을 주고받고 "어… 아직은 확인이 안 됐어. 뭐, 계속 시도하고 있으니까 곧 알게 되지 않을까? 그런데 너 산소 환경이 좋은 곳을 찾는 프로젝트는 어땠어? 찾았어?" 화제를 바꿔본다.
눈치 빠른 히프도 우선은 모르는 척 그냥 화제 전환에 자연스럽게 따라가기로 하고 입을 뗐다. "어… 그래그래! 얘들아 찾은 것 같아. 산소가 풍부한 곳. 물론 그래서 고민거리가 함께 생겨버렸어" "뭔데?" "기억나? 지난번 뉴스에 산소 풍부한 곳 찾는다는 EX 스페이스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정보를 확보했다고" 트위스트는 팀장 진급일 오전 샤워하면서 렌즈로 보던 '뉴스 퀵 브리핑'이 생각났다. "응, 맞아 기억나" "사실 그때 새로운 정보라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산소가 아니라 자원이 풍부한 곳을 찾은 거였데. 프로젝트 리더가 그렇게 얘기해 주면서 이번엔 진짜로 찾아야 된다고 했거든" "그런데?" 성격 급한 프카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만약 이주와 관련해서 어디로 갈 것인가를 결정할 때는 위 사실들을 모두 공개하고 선택해야 하는데, 문제는 두 곳 사이가 너무 멀어. 프로젝트에 참여한 동료들의 걱정하는 점이 바로 그거야. 그래서 본격적인 이주를 하기 전에 시범 프로젝트로 우선 개척자들을 나누어 동시에 양쪽으로 보내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 "그럴듯한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니까. 그런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될 게 있어?" 트위스트가 물었다.
"타이밍" "무슨?" "본격적인 이주를 시작할 시기. 그 시범 프로젝트의 결과가 예상보다 늦게 나와서 이주 타이밍을 놓치면 셀의 연쇄적인 붕괴로 대규모의 소멸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왔거든" 프카가 놀라며 말했다. "그러면, 빨리 진행되어야겠네? 우리 회사 네트워크 분석팀의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요즘 다들 조금씩 이주에 관해 관심을 두고 뭔가 새로운 세계로 간다는 희망에 들떠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데" 갑자기 트위스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더 큰 문제.
이주를 위한 필수 단계인 매트릭스 해체 문제를 서둘러 해결해야만 한다. 그리고, 행방이 묘연한 53이 또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와 21이 존재하는 한 그 어떤 것도 안심하고 전개할 수가 없다. 게다가, 그 기밀 파일 속에 담겨있던 53의 정체가 알려지면 시민들에게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마냥 덮어두고 그들과 명분 없는 전쟁을 벌일 수는 없다. 전쟁 때문에 군인 혹은 시민들의 무고한 희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어째서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는지 시민들을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아마. 셀 연합 위원회에서도 시민들에게 어떻게 이 상황들을 설명할 것인지가 가장 고민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걱정들보다 더 격렬한 흐름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었다. 땅속에서.
- 56,887 셀 외곽-
뭔가 일어날 것만 같은 특별한 밤길도 아니었다. 그저 그런 고즈넉한 저녁이 스며드는 시간, 퇴근 후 셔틀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피곤함을 달래기 위해 아르기닌 (Arginine) 카페인 듬뿍 커피 한잔하며 은근히 눈을 감고 있었다. 차분한 듯 경쾌한 'Very lucky day'의 선율이 클라이맥스를 지나 거의 마무리될 무렵 살짝 셔틀이 좌우로 흔들거리는 느낌에 눈을 슬며시 떠봤지만, 큰 변화 없는 풍경이다. 늘 지나치는 언덕길 오른편에 우뚝 서 있던 타이틴(TITIN, Q8WZ42) 산이 사라진 걸 빼면. '빼면?' "스톱~~!!" 셔틀을 멈춘 준(JUN, P05412)은 내려서 본 그 믿을 수 없는 낯선 풍경에 잠시 혼란이 왔다. '어제 잠이 부족했나? 원래 없었나?' 순간, 여태 거기 산이 있었다고 생각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야 하는 건지 잠시 헷갈렸다. 그때, 튜불린 하이퍼 튜브를 오가던 많은 셔틀이 거의 동시에 멈춰 섰다. 그리고 모두 셔틀에 내려서 타이틴이 있던 그 자리를 멍하니 보고 있다.
그 시각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56,887셀 보안국에는 엄청난 신고가 쏟아져 들어왔다. "타이틴산이, 오늘 오후까지 있었던 그 거대한 산이 순식간에 사라졌어요!!" 스스로 정신적 문제가 생겼다고 착각한 이들이 병원 통신 네트워크 채널을 마비시킬 때까지도 보안국 재난대응팀 팀장은 어떤 회사에서 벌인 노이즈마케팅 일환의 이벤트인 줄 알았다. 보통 지진이나 큰 해일과 같은 큰 재해가 발생하기 전에는 전조증상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징후가 없었다. 그래서, 보안국에서도 전혀 그런 대비를 위한 알림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했고 현장 조사를 나갔을 때는 더욱 황당했다. 그냥 산 전체를 누가 감쪽같이 빼돌린 것처럼 깔끔하게 사라진 것이다. 시민들에게 설명할 방법이 없다. 온갖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더라도. 그야말로 대혼란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그날은 시작에 불과했다.
며칠 뒤 트위스트는 오 믹스함 함장실에서 스네일과 속보 뉴스에 떴던 특정 셀들의 산들이 사라진다는 황당한 얘기들에 대해 가십거리처럼 잠깐 이야기한 뒤 조사단의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트위스트? 이제 곧 조사단 종료한다며" "응, 이제 대부분 셀의 각 보안국이 M1의 출몰 환경에 대한 이해나 대응 방법이 잘 구축되어서 이제 종료할 것 같아. 마지막으로 M1의 특별한 점도 발견했고" "그게 뭔데?" "M1이 출현 직전에는 레이더에 안 걸리잖아" "그렇지. 그러다 갑자기 나타나지" "최근에 모든 M1 출몰 영상 자료들과 오믹스 분석한 데이터들로 확인한 결과, 뭔가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M1이 ‘짠’하고 나타난 게 아니라 M0 상태 즉 작은 단일 세포 형태로 (monocyte) 조용히 곳곳에 흩어져 있다가 LPS와 같은 자극체가 있으면 순식간에 합체해서 M1이 된다는 사실!" 스네일이 손가락을 탁 튕기며, "그래! 그럴 거라는 추측이 많이 나돌았는데 사실이었구나" "응. 그래서 핵이 여러 개 형태의 거대한 괴물처럼 변했던 거야. 그렇지만 M1이 되기 전에는 전혀 위험하지 않은 작은 셀 형태여서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았던 거지. 놀랍지? 그리고, 우리 특별정보부에서 M1 출몰 구역의 단백체 분석을 통해서 M-CSF (macrophage colony-stimulating factor, 대식세포 콜로니 자극인자, P09603)라는 관련 카인도 동정해서 (identification, 확인 혹은 규명) 마지막 보고하고는 이제 우리 조사단의 조사는 종료하게 됐어" "그런 놀라운 메커니즘이 숨어 있었다니… 그럼, M2 관련 자료도 찾았어?
트위스트가 윙크 후 영상자료를 준비하며 대답했다. "다행히, 오믹스함 기록실에 M2의 형성에 관여하는 단백질들 프로파일링 데이터가 있었어. 예상했던 TGFB1 말고도 몇 개의 유력한 후보 단백질들이 있었는데 가령 IL-…" 그때 T3가 말했다. "트위스트님, 긴급 호출입니다. 메시지 전달해 드립니다. 비상사태 발생. 셀 연합 본부로" "트위스트 얼른 가봐" 트위스트가 놀라며 일어서는 그때 스네일의 로봇도 뒤이어 호출 메시지를 전달했다. "스네일님, 셀 연합본부 긴급호출입니다. 비상사태 발생" 트위스트와 스네일은 서로 쳐다본 뒤 급히 서둘러 셀 연합 본부로 향했다.
-셀 연합본부 긴급 합동 조사 위원회 회의실 -
셀 연합위원회 위원장의 모두발언. "시간이 없으니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들 뉴스에서 보았다시피 '신도시 모자이크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56,887~56,889셀들을 중심으로 산과 언덕등의 큰 지형 들을 중심으로 한 두 개씩 사라지더니 금일 오전에는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신도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던 56,890셀의 일부 빌딩들이 사라졌습니다. 정확히는 B-11 블록이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이들이 모두 놀라 잠시 소란스러웠다. "현재 보안국에서 정확한 피해 규모 집계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지금도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서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조금 잠잠해지는 동안 잠깐 고민하던 위원장이 말을 이어간다.
"아직 이 사태의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고, 56,890셀 보안국의 보고에는 규모가 큰 지형물과 대형빌딩부터 사라지다가 점차 좁은 지역에 몰려있는 중소형 빌딩들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등의 패턴이 있는 듯하다는 관찰 정보가 전부인 현 상황입니다. 음, 정말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점차 다른 셀로 옮겨갈 것이라는 시물레이션 결과입니다" 영상의 지도상에 올라온 빨간 점들이 56,890셀을 중심으로 점차 퍼져 나가는 시물레이션을 보는 참석 위원들은 입을 다물 줄 몰랐다. 회의 시작.
- 568,901셀 혁신도시 -
[광고영상]
"집에서 문만 열면 회사가? 이제 지옥 출퇴근 걱정하지 마세요. 회사가 갑니다. 당신의 집 앞으로 아니 안방으로!"
"잠결에 일어나 방문 열고 나갔더니 마트에 잠옷 차림으로 서 있었네요… 호호호"
"밤새 자고 일어났더니 어느새 35,684셀 바다 앞이더라고요. 이제 따로 여행 갈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야 할 빌딩이나 가고 싶은 빌딩을 바로 이어갈 수 있어서 산소 부족을 걱정하며 밖으로 다닐 필요가 없어졌어요"
화면이 바뀌며 셀 연합 전속모델이 말한다.
"집에 그냥 편하게 계세요. 빌딩들이 당신을 맞이하러 갑니다. 산소 부족과 교통대란을 한 번에 해결한, 신도시 모자이크 프로젝트. 모빌리티 건물들이 춤추며 이동하고 서로 기쁘게 만났다가 편하게 헤어지는 가운데 즐기는 여유롭고도 풍요로운 문화생활이 보장되는 도시.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 셀 연합위원회에서 안전하고 견고하게 만들어 갑니다. 지금 마지막 분양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광고 영상이 나오고 있는 광장의 중심을 향해, 잔잔한 땅의 물결이 일렁거리며 움직이고 있다.
"… 중략 … 그래서 마치 놀이공원의 범퍼카가 위 천장에서 전기를 공급받아 움직이듯 '흐르는 모자이크 (fluidic mosaic)'라는 별명처럼 빌딩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상부는 평평하면서도 넓은 원형 구조로 되어있어요. 하부 역시 비슷한 형태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빌딩들의 움직임이 자유롭죠. 빌딩 간을 이동하는 도중에, 만약 가고 싶은 혹은 들러야만 하는 빌딩을 놓칠 경우 빌딩 꼭대기 혹은 지하에 마련된 초고속 셔틀로 바둑판처럼 만들어진 튜브를 따라 바로 목적지까지 이동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모자이크 도시 간에도 하이퍼 튜브뿐만 아니라, EX 스페이스 셔틀 프로젝트에 사용된 최신 EX 공유 셔틀과 전용 스테이션들도 빌딩마다 구축되어서 말 그대로 슈퍼 모빌러티 구현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현장에 오는 동안 위원회 건설부 간부급 설계자로부터 귀띔을 얻었는데, 현장 엔지니어 책임자는 자부심 가득한 자랑만 한창 늘어놓을 거라고 했다. 직업상 그럴 수밖에 없겠지. 그가 설명하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리긴 했지만, 어떤 결정적 단서라도 확보해야 하므로 미리 작성해 둔 핵심 항목들을 체크하면서 끈기 있게 경청했다. "멋지군요. 그런데, 왜 다른 도시들은 괜찮은데 이 모자이크 도시들에만 산과 빌딩이 사라지는 현상이 생길까요? 혹시 구조적인 부분에서 산소 평형과 관련해서 추측할 만한 단서가 있을까요?" 설계자의 설명에 의하면 연결된 빌딩끼리 서로 맞물리면 산소 농도가 서로 같아지는 산소 평형을 이룬다고 했다. 산소가 점점 부족해지는 요즘의 환경 상황에서 빌딩 거주지에 공급되는 산소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발상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라고 한다. '편의성'을 추구하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상 '필요성'에 의해 구축되고 있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일 것이고 셀 위원회 주관 사업이라는 것 자체가 이를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장 공사 책임자는 고개를 저으며 산소 평형과 빌딩의 소멸 현상에 대해 연관성을 지을만한 게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뭐, 있어도 있으면 안 되겠지. 그의 입장에서는 건설 프로젝트 당위성의 근본을 흔드는 거니까'. 질문을 바꿔보자. "그러면, 건설을 추진할 때 가장 힘들거나 지체되어 소모적이었던 건 뭔가요?"
책임자는 잠깐 생각하더니, "아무래도 시공할 땐 프레임들을 고정해야 빌딩을 만들 수 있잖아요. 완성될 때까지는 잘 붙들고 있다가 빌딩의 이동 시에는 걸림 없이 빼내는 틀을 만드는 작업이 생각보다 꽤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리고 빌딩들이 정확한 지정 시간에 육각형으로 변형해서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돌아가려면 빌딩 내외부 환경을 실시간으로 계산하는 엄청나게 정밀한 동선 스케줄 관리가 필요한데 이거 컨트롤하는 AI 머시너리 시스템과 엔지니어링 구축 설비에 시간이 오래 걸렸지요. 뭐 어려웠던 점은 사실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진심이 느껴졌다.
곧 단서가 될 만한 정보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고생해서 만든 거니까 이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은 당연할 것이다. 다행히 머시너리사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엔지니어의 심리를 어느 정도 잘 알고 있다. "초기에는 고생 많으셨겠어요. SOP (Standard operation protocol, 표준운영절차) 구축하시느라. 그러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마일스톤(프로젝트 관리)에 맞춰 달성하기 힘들었을 텐데 위원회 쪽과는 어떻게 조절했나요?" "뭐 실제로 관리 감독은 각 셀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거여서 위원회의 직접적인 간섭이나 개입은 거의 없어요… 아! 다만 건설에 사용되는 자재와 소모되는 에너지의 총량은 매달 셀 위원회에 보고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 더 듣고 싶었는데, 프카로 부터 빨리 자기 집으로 와달라는 요청을 받아 오늘은 여기서 조사를 중단했다. 프카는 갑자기 무슨 일일까?
"트위스트!! 축하해~~!!" 프카네 문을 열고 들어갈 때 깜짝 놀랐다. 피드, 팀프, 페론, 프카, 베타, 히프, 키스, 바드 그리고 힛샥 등이 모두 한자리에서 손뼉 치며 트위스트를 환영했다. 그가 보이지 않아 살짝 아쉬웠지만 이내 반갑게 인사하며 들어갔다. 그때 문 뒤편에 숨어있던 스네일이 살며시 트위스트 뒤에서 다가가 준비해 온 '행운의 목걸이'를 걸어주며 말했다. "트위스트, 조사단장이 된 거 축하해" 하며, 신설된 조사단의 단장을 맡게 된 트위스트의 진급을 축하했다. 각자 가져온 선물들을 전달받고 트위스트는 부끄럽기도 하고 기쁜 마음으로 말했다. "모두들 감사해요. 이렇게 축하해 주러 일부러 이런 자리까지 마련해 주시다니! 페론이 극구 재임을 사양하시고 스스로 셀 이주위원회 소속 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옮기셔서 이런 영광을 얻게 된 거예요. 페론, 고마워요"
산과 빌딩이 사라지는 사건의 연쇄적인 발생으로 인해 ‘M1 조사단’이 예정보다 이르게 종료되었다. 대신 '모자이크 소멸 조사단'이 신설되었다. 트위스트는 조사단장으로 임명되면서 자연스럽게 머시너리사를 퇴사하고 '셀 손상 예방 및 보호 위원회' 소속으로 옮기게 되었다. 스네일이 비밀기지에서 준비했던 분석전투단의 구성을 그대로 트위스트의 조사단으로 귀속시켜 직속 지휘함 1척 및 호위사단함 각각 마스급 3척과 70척의 특수 전함들로 조사단의 기본 체계를 구축하였다. 트위스트의 요청으로 직속 지휘함은 기존의 오믹스함의 이름은 유지하되 규모와 기능을 대폭 향상한 주피터급 통합 시스템 분석함으로 개조 중이며 분석 수집용과 전투용 드론 및 스파이더 각각 2 천기씩 총 8천 대를 운영하는 '모빌러티 부대'를 포함할 예정이다.
프카에게는 조사단이 끝날 때까지 파견 형태로 분석 시스템 총괄을 부탁했고, 팀프와 피드를 대대장으로 임명해 마스급 지휘함을 포함한 각 대대를 이끌도록 했다. 바드와 그의 팀원들은 스네일이 부탁해서 트위스트의 경호 업무를 계속하기로 했다. ‘M1 조사단’ 때와는 달리 전투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전투부대를 대폭 축소하려다가 아직 53과 21이 어떤 짓을 벌일지 모르고 모자이크 소멸의 배경 윤곽이 명확히 드러날 때까지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만약 비상시에는 셀 위원회 소속 사단과 스네일의 사단 중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부대들이 먼저 협조하는 것으로 협의가 이뤄졌다. "53과 21을 추적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대로 있자니 영 불안해" 베타가 걱정했다. "그러게, 지난번 전투 때 21의 사단들만 타격 입었지 53의 개인 직속 사단들의 규모도 아직 모르고…" 프카도 한마디 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부대, 팀프부대 그리고 바드 팀에서 추적팀 등을 구성해서 뒤를 쫓고 있어" 피드가 살짝 귀띔하듯이 말했다. 얘기를 함께 듣던 트위스트와 스네일은 가볍게 응수하고는 서로 눈짓으로 더 깊게 대화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고 프카네 집 테라스로 나왔다. "53의 비밀을 알면 대혼란이 일어날 텐데… 어떻게 하지? 눈치 빠른 히프도 설명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고" 트위스트의 염려에 "너무 걱정 마, 언젠가…" 스네일이 트위스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심시키려 하는 그때 T3가 급히 날아왔다. "568,901셀 모자이크 도시 A 블록이 조금 전에 소멸되었고 지금 막 G 블록도 소멸되었답니다. 트위스트 단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