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골든라이언 Jan 07. 2024

15. 일타打 삼피被, 화두참선 공덕

나란히 걷는 선불교

짙은 업연의 구름을 일시에 거두는, 지혜의 바람을 부르는 [화두 참선].


'그래, 이제 대략 화두 참선이라는 게 어떤 향기인지는 알겠어. 그런데, 그렇게 밀밀(密密, 끊어짐 없이)하게 수행하는 것이 익숙해지거나 진짜로 일념삼매에 들어가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고 시간이 한참 걸릴 텐데?'


하고 지레 막막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정말, 삭발하는 수준의 마음을 먹지 않고는 해내기 어려워 보입니다.


저 역시 창업, 연구, 가족들의 안녕 그리고 경제적 문제 등등 말 그대로 일상생활에 대한 고민이 늘 마음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으니, 참선을 여법히 하자는 마음을 굳게 세우는 게 참 어렵습니다. 어쩌면,  마음이 잘 안 잡혀서 이곳에 글을 쓰며 정리해 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당장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성취도 없을 텐데 이런저런 중요한 일도 안 하고 멍하니 화두 참선만 하면 무슨 이득이 있나?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먹고살기도 바쁘고 반드시 당장 참선을 해야 할 만큼 눈앞에 죽음과 같은 큰일이 벌어진 것도 아니니 나중에 나이가 들어 할 일 없으면  여유있게 천천히 해야겠다 하고 아껴두시는 분 마저 계실 듯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허송세월 하기에는 이 화두 참선수행 진정한 혜택들 그러니까 앞장에서 설명해 드린 [참회]의 비밀만큼 https://brunch.co.kr/@85c4e197ddf84b8/215이나 거부할 수 없는, 그래서 놓치면 몇생은 두고두고 후회할 만큼 손해 보는 큰 매력 포인트들 세 가지가 숨어있습니다.


살펴보겠습니다.




첫째는, 강력한 과거생의 업장소멸 및 공덕 증대의 힘입니다.


우선, 다음의 문답을 보겠습니다.


- 선禪 백문백답 (진제선사) 중-


問 : 〈업〉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答 : 마음에 두지 않으면 업이 형성되지 않는다. 금생에 지은 업은 7∼10일 기도로 소멸될 수 있지만, 전생의 업은 쉽게 소멸되지 않는다. 90%가 전생의 업이고 작은 업이라도 지은 것은 금생에 몇 배로 불어나게 된다.問 : 어떻게 해야 업장 소멸이 됩니까?

答 : 참회하는 것도 조그마한 업장 소멸은 되는 것이지만, 견성을 해야 모든 업장이 소멸되는 것이지. 

                                                                    

경전에 나오는 부처님 말씀처럼 그 어떤 착한 행위를 통한 복을 짓는 것 (작복, 作福)은 그 힘이 다하면 하늘에 쏘아 올린 화살처럼 땅에 떨어지고 맙니다. 좋은 과보를 받는 동안은 잠시 편안하지만, 나쁜 과보 역시 없어지지 않고 발현되는 순간이 늘 도사리고 있습니다. 선업과 악업이 서로 퉁 치듯이 사라지면 좋겠지만, 무의식은 꼬박꼬박 빠짐없이 기록을 잘 남기고 인과는 계산이 철저합니다. 


그래서, 과거에 행한 잘못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며 진심 어린 참회와 기도 등을 통해 업을 형성했던 직접적인 근본 원인인 [잘못된 생각을 돌이켜 지우고 마음을 비워]가는 것이 업장 소멸의 기본적인 공식인 것입니다. 진제선사님 말씀처럼 생각날때마다 이 번 생을 돌이켜보면서 지은 크고작은 무거운 업에 대하여 참회하면서 하나씩 지워나가면 분명한 소득이 있을 것입니다. 만약, 구체적인 참회기도를 하시고 싶은 분께는 성철선사께서 제시하신 [아비라 기도]법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http://www.songchol.com/bbs/content.php?co_id=40501010  (백련불교문화재단). 저는,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남은 생을 다 소비해야 할 듯한 계산 결과가 나와 아찔합니다. TT 


그런데, 직전 전생은 고사하고 무수한 과거 생들은 있었는지 믿을 수도 없고 기억조차 할 수 없는데 진심을 담아 참회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뭐, 떠오르는 게 있어야죠.


하지만, 내가 기억하지도 못하고 들여다볼 수 없는 무의식의 세계라 하더라도 선악의 업식종자는 뿌리 깊게 자리 잡고 현재의 생각과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무의식 속 깊이 숨겨져 있으면서 영향력을 끊임없이 행사하고 있을 이 무수한 과거생 업식 종자들의 뿌리를 잘라낼 정도의 강력한 힘을 가진 특별한 방법이 필요한 것입니다. 


앞장에서 서술했듯이, 궁극적인 참회에 이르면 삼세의 업장을 녹이기 위한 노력 즉 반성, 오체투지, 기도 및 주력 등을 능가하는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런데, 당연히 이 참회 역시 [일념]의 경계에 들어서야 그 진가가 발휘될 수 있습니다.  


화두 참선의 숨겨진 힘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도저히 이해나 지식의 습득으로는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


일단 답을 알지 못하는 의문상태에 몰입하게 되면, 더이상 좋거나, 나쁘거나 둘다 아닌 무기상태와 옳고 그른 시비를 가리는 등의 어떠한 생각들도 모이지 않습니다. 위에 진제선사께서 마음에 두지않으면 업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바로 이 때문입니다. 뜨거운 용광로에 흩날리는 눈들이 내려 앉는 즉시 녹아 사라지는 것처럼 현재 새롭게 생성되는 생각들뿐만 아니라 과거에 형성된 무수한 생각들 또한 시시각각 올라오다가 이 경계에 부딪히면서 점점 사라지며 무위가 되기 때문에 그 결과 서서히 업보가 녹는 즉 얼음왕국이 부서지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만약 [일념삼매]에 들어간다면 업식종자 그 자체를 소멸시키는 무력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업장 소멸이 점점 가속하면서 진행될 것입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견성(見性, 자신의 성품을 바로봄)을 이루어야 완전한 업장 소멸이 완성되겠지만, 일념삼매의 셔틀을 타고 자성청정법신불에게 날아가는 과정속에서 우리 자신 무의식 세계에서는 이미 다 겁의 생에 걸쳐 형성된 엄청난 업연에 대한 대규모 정화작용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둘째는, 죽음의 순간에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특별한 예지력을 가진 분들을 제외하고,

우리는 대게 언제 죽음의 순간을 맞이할지 잘 모릅니다. 부모님의 화합 덕에 어머니 몸에서 태어나 인간으로서 무리를 지으며 살다가도 어찌 됐든 죽음의 순간에는 고스란히 혼자 그 순간을 맞이해야 합니다.


육체를 이루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의 사대(四大)가 흩어질 때 정신이 혼미(昏迷)해지고 아득해지며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저는 코로나에 걸려 한 달 이상 고생했는데 숨도 잘 못 쉬어지고 늘 기침에 가슴 통증에 무기력한 상항이 이어지는 경험을 하면서 정말 죽음의 순간에 이르면 정신줄을 놓을 수 밖에, 아니 오히려 놓고 싶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후세계에 관한 가장 유명한 책. '티베트 사자의 서, 西藏生死書'에서는, 죽음의 순간부터 환생할 때까지 수많은 여정의 어려움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 알려주고 그 순간마다 성인들을 의지해서 불법이 있는 다음의 세계로 잘 넘어가도록 가이드하는 내용들이 나옵니다. 상당히 많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티베트인들은 평생을 이 내용을 배우고 기억하는데 힘을 기울인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옛날 성철선사께서 오랜 참선 수행을 한 도반스님께서 열반에 다다를 때 화두를 성성히 잘 들고 있는지 물어보셨다고 하는데 정신을 잘 챙겨 육신의 옷을 벗고 다음 생에까지 무사한 여정이 되길 바라는 자비심에서 그러신 것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누구나 겪을수 밖에 없는 이런 일대사를 앞두고 이런 저런 이유로 미룰일이 아닙니다.


모든 지식은 임의의 약속으로 이루어져 있고 지식기반의 어떤 어려운 문제라도 그 약속의 근원만 파악하면 수 있습니다. 과학적 방법이라는 것도 반드시 인과의 법칙 아래 이루어지기 때문에 원인들의 화합이 적절하게 이루어지면 그 열매는 정확하게 맺히게 되어 있습니다. 저마다 각 분야의 난제를 풀기 위해 밤낮없이 집중하며 노력하지만, 단언컨대 세상의 지식가운데엔 답이 없는 질문을 추궁하는 것만큼 몰입할 수 있는 주제라는 것은 존재하지 습니다.


그런데도, 이 화두참선은 복잡하지도 않으면서도 죽음에 대한 그 어떤 예비 준비나 보험에 드는 것보다 훨씬 수승합니다. 돈이 들거나, 지적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던지, 육체를 힘들게해서 얻는 것이 아닙니다. 박사학위가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마음과 생각의 준비물만 갖추면 어디서든지 할 수 있습니다.      


앞서 7일간의 기적을 통해 함께 확인해 보았지만 몰입할 마음의 준비가 확고하다면 엄청나게 긴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저요?...저는...콜록) 화두참선에 몰입해서 오감의 경계로 부터 무심해지는 경계에 들어서는 수행력은 바로 이 죽음의 순간에 그 큰 힘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https://brunch.co.kr/@85c4e197ddf84b8/211 다음기회가 닿으면 선지식들의 특별한 열반상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선업을 쌓아 다음생에 좋은 곳에 태어나는 것은 매우 긴요한 일이지만 매생생 마다 선업 쌓는일만 하는 것 또한 결국 육도윤회로부터 자재할 수 없는 것이기때문에, 바로 자성을 찾아 들어가는 참선법이 훨씬 높은 수준의 근본 방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문수보살이 남기신것으로 전해지는 게송입니다.


만약 어떤이가 있어,

잠깐동안 바로 앉아 한 생각을 내면

항하강 모래알 수만큼의 칠보탑을

조성하는 공덕보다 수승함이라.

보배탑은 수 천 년이 흐르면 흔적 없이 사라지지만,

한 생각 바른 신심은 부처님 진리를 이룸이라.


一念正坐一須臾 <일념정좌일수유>하면

勝造恒沙七寶塔 <승조항사 칠보탑>이라.

寶塔畢竟化爲塵 <보탑필경화위진> 어니와

一念正信成正覺 <일념정신성정각>이로다.


셋째는, 위 게송의 마지막 구절 처럼 마침내 []를 성취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앞의 여러 글에서 충분히 설명 드린 것 같습니다.


한 개 화두를 쳐, 두 가지 큰 가피와 피안의 세계를 동시에 얻는다.

일타打 삼피被


조금이라도 경제관념을 갖춘 분이라면,

무자본 투자로 초고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몸을 받고, 이 불법을 만나는 것은 그리 흔한 기회가 아닙니다.


지금,

바로 시작해보실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14. 태양을 향해 쏘는, 일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