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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영호 Nov 05. 2024

다자녀

2024년 11월 05일 화요일

이웃이 아이 셋 키우느라 힘들지 않으냐고 묻는다. 나는 아이들이 셋이나 있어 행복하다고 답한다.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정한 40대 초반의 이웃이 말한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만만치 않은 일인 것 같다고. 나는 힘이 드는 만큼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자녀가 태어난다는 것은 내가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생긴다는 의미이다. 자녀가 행복하고 훌륭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소망으로 끊임없이 희생하고 인내하게 되며, 그런 과정을 통해 사람은 ‘온전한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 보다 누군가를 더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신비롭고 위대한 일이다. 아무리 나를 힘들게 해도, 아무리 내 속을 상하게 해도, 아무리 나를 희생해야만 해도, 아이의 행복을 바라는 그 마음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할 수 없으며, 이런 사랑은 자식이 아니고서야 경험하기 어려운 것이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들의 삶이 행복하고, 가치 있고, 훌륭하고, 명예로운 삶이 되도록 나의 책임과 소명을 다하며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그런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사람은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의 인생 또한 풍요롭고 풍성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가 많을수록 이러한 사랑은 커질 수밖에 없고, 그만큼 더 열심히 살게 된다. 일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하고, 가사를 거들며 내 삶이 바르게 흘러가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점검해야 한다. 사랑이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랑이 나를 성장케 하며, 그런 과정 속에서 소중한 의미와 가치들이 내 삶에 채워지는 것이다.


아이들이 웃고, 노래 부르고, 춤을 춘다. 10대의 아이들이지만 나보다 훌륭한 모습들이 보인다. 각자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낼 것 같다는 믿음이 생긴다. 기쁘고 뿌듯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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