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04일 화요일
복싱을 마치고 창 밖을 보니, 흩날리던 눈과 잿빛 구름이 걷히고 부드러운 질감의 하얀 구름과 푸르고 밝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짐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들어섰다. 내려가던 엘리베이터는 얼마 지나지 않아 멈추었고, 유모차 하나가 들어온다. 안을 힐끗 보니 퀼트재킷을 입은 두세 살 정도로 보이는 사내아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
미소를 보내보았지만 별 반응이 없어, 허리춤에서 손을 가볍게 흔드어 보았다. 아이도 손을 흔들기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가 일층에 도착했고, 아이가 타고 있던 유모차가 이끌려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흔들던 손을 멈추고 미소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했다. 그러나 아이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나는 재빠르게 내렸던 손을 다시 올렸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그 짧은 순간 속, 아이의 맑은 눈빛과 작고 따뜻한 그 손은 내 마음을 한순간에 순수함으로 채웠다.
그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기도했다. 그 아이의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이 언제까지나 지켜지기를. 나 또한 누군가에게 따뜻한 미소를 건넬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