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23일 금요일
늘 바쁘게 흘러가던 세월이었는데, 요즘은 가끔 심심함의 공백이 느껴진다.
처음엔 그 심심함이 어색하고 두려웠다. 그래서 그것의 근원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 그 심심함을 느끼던 어릴 적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기억 덕분에, 심심함을 오래전 헤어진 친구로 바라보게 되었고, 회복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으로 여기게 되었다.
이제는 심심함이 다가오면 클래식을 틀고, 커피를 담은 컵을 들고, 창밖 풍경을 무심히 바라본다.
불쑥 찾아오는 답답함과 심심함, 잠시동안 그렇게 마주하고 있으면, 머지않아 심심함은 편안함이 되어 가슴 가득 차오른다.
그리고 심심함의 의미와 실체를 발견하게 된다. 심심하다는 것은 머릿속이 복잡하지 않다는 것이며, 시간의 흐름 속 쉼표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