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8일 월요일
큰아이를 학교 기숙사에 데려다주고 평소보다 조금 늦게 아침 산책에 나섰다. 벌써 30도, 아마도 올여름의 절정이 아닐까 생각되는 그런 무더운 날씨 속에 늘 걷던 길을 걷는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손에 쥐고 조금씩 마시며 걸으면 땀이 나는 시간을 조금은 지연시킬 수 있지만, 오늘은 그마저 소용이 없는 그런 날씨다.
얼마 걷지 않아 옷이 땀에 젖어가는 것이 느껴지고, 땀에 뒤덮인 양쪽 팔등이 눈에 들어온다. 조금 불편함은 있지만, 기분은 좋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걸으며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나만의 시간, 그리고 나를 위한 시간이기에 날씨와 관계없이 기분이 좋다.
누군가 시켜서 억지로 혹은 마지못해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되지만, 그 무엇이든 자발적으로 하는 것들은 힘이 들고 불편하더라도 즐거움, 기쁨, 보람 등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
나는 ‘willingly’라는 영어표현을 좋아한다. 한국말로 ‘기꺼이’이며, 어떤 일들을 함에 있어 자발성(自發性)을 내포하는 그런 표현이다.
아이들이 가끔 공부하기 싫다고 말하면, 자신이 원하는 삶을 그려보라고 한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 공부가 필요하다면, ‘자신을 위해서 해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공부하라고 한다.
마땅히 가야 될 길이고, 나에게 필요한 것이며, 나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이고,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는 주체적 사고(思考)를 심어주기 위한 조언이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는 나치 강제수용소라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처참한 환경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타인을 돕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내용이 있다.
육체의 시간과 공간은 묶여 있었지만, 정신은 자유롭고 주체적이었던 것이다.
사고(思考) 패턴에 따라 사람의 삶은 분명 달라진다. 마지못해 하고 억지로 하며 스트레스에 빠져 살 것인가, 아니면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주체적 삶을 영위할 것인가.
사람에게 휴식이 필요하고, 삶의 쉼표가 필요한 것은 아마도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하기 위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