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람을 내려놓고

2026년 4월 6일 월요일

by 손영호

벌거벗었던 나무의 가지 위에 싹이 움튼다. 가지 위에 잎이 자라고 꽃이 핀다.


그런 나무를 바라보며, 나는 내가 바라는 나무의 모습을 그리며 서있다.


계절의 순환 속에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그 나무를 바라보며, 나는 내가 바라는 나무의 모습을 그리며 서있다.


내가 아닌 자연이 키워가는 그 나무를 바라보며, 나는 내가 바라는 나무의 모습을 그리며 서있다.

나무는 나의 바람과 관계없이, 자연과 함께 자신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그러니 이제 그 나무를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 나의 바람이 아닌, 오직 그 나무를 위한 소망의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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