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죽도록 사랑하고, 사랑하다 죽는다
콧방울(콧볼)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당신 코에 방울이 숨어있다
그 방울은 언제쯤 울릴까?
난 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당신을 향한 영원한 두근거림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몽고반점(몽골반, 蒙古斑點)
당신과 나, 사랑의 결실이다.
면사무소 앞에 작은 중국집 ‘팔선반점’이 있었다. 김칠봉은 어린 동생들을 위해 집을 떠나 열한 살 때부터 이 반점에서 일했다. 직원이 하나뿐이어서 칠봉이는 청소, 배달, 주방 허드렛일 등을 도맡아 했다. 칠봉이 나이 열일곱 살쯤 됐을 때, 직원이 한 명 들어오자, 요리사 겸 주인아저씨가 칠봉이를 주방에서 중화요리 보조로 일하게 했다. 열심히 배우고 익혔다.
자장면 정도는 만들 수 있었을 때, 면面에 있는 양장점에서 재봉사로 일하는 점순이는 가끔 구석 자리에서 혼자 점심으로 자장면을 먹었다. 칠봉이는 점순이 먹는 모습을 보며 더 맛있는 자장면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둘은 몇 개월 만에 서로 말문을 트게 되었고, 다른 손님이 만두나 요리를 주문하면 조금씩 여유 있게 해서 주인아저씨 몰래 자장면과 같이 내어주곤 했다.
점순이가 며칠째 보이지 않는다. 칠봉이는 점순이가 궁금하여 양장점을 찾아갔다. 집안일로 시골에 내려갔다고 했다. 걱정이 된 칠봉이는 만물상회 주인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편지 썼다.
오랜만이요.
그때, 그대에게
하늘 천 평, 양떼구름 둘, 산들바람 세 줄기, 별 스무 개를 주었지요.
지금도 잘 갖고 있는지 궁금해서 편지하오.
잃어버린 것은 없나요.
점순이가 답장했다.
시골 할머니가 많이 편찮아서 봉화에 내려와 있어요.
그때 준 하늘 천 평은 내게 너무 넓어요.
양떼구름 둘은 풀어놨는데 저녁 무렵쯤에 돌아오겠지요.
산들바람은 친구 소슬바람이랑 산등성이에서 놀아요.
그리고 밤하늘 별들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자꾸 자리를 옮겨요.
서리가 오기 전에 갈 것 같아요.
잘 지내세요.
몇 년이 흘러 칠봉이가 고백하게 되었고, 둘이 사귀었다.
몇 년 후, 면面 내에 있는 조그마한 예식장에서 식을 올리고 같이 살았다. 이듬해 점순이가 아기를 낳을 무렵, 칠봉이는 독립하여 읍내에 가게를 열게 되었다. 가게 이름으로 점순이와 며칠 고민하다가 아기 엉덩이의 몽고반점蒙古斑點을 보고 몽고반점蒙古飯店이라고 이름 지었다.
그 후 장사도 잘되었고, 아기도 무럭무럭 잘 자랐다.
아직도 세상에 하나뿐인 칠봉이와 점순이의 가게 이름, 몽고반점蒙古飯店.
(실제로 음식점이나 중국집을 검색해도 ‘몽고반점’이란 이름은 못 찾았다. 지금, 칠봉이와 점순이는 뭘 할까)
눈물길*
아주, 오랜만에 들려온 그대 소식.
'멍하니 비 내리는 창밖, 늦가을을 보는데 눈물이 흘렀어요.
창에는 가을비 흐르고, 내 눈에는 눈물 흐르고....'
소식을 들은 난, 밤새 울었다
그대는 울면 안 되오
내 사랑 그대, 울어서는 안 되오
혹시 그대 눈물길이 막혀 그리 눈물을 흘렸을까 봐
그대, 다시는 울지 못하도록
밤새 그대의 눈물길을 넓혔소, 울면서
그대의 막힌 눈물길을 넓혔소. 울지 못하게
내 사랑, 그대는 결코 울어서는 안 되오
*눈물이 코 안으로 빠져나가는 경로
심장
뛰었다, 그대가 올 때마다
죽었다, 그대가 갈 때마다
사랑은 사는 것도 되고, 죽는 것도 된다
허나, 살아야 사랑이다
그래서 우리는
죽도록 사랑하고, 사랑하다 죽는다
(그리워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후일, 문득, 또 그리워지면....)
그리워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또, 그리워지면...
그리워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또, 그리워지면...
그리워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또, 그리워지면...
그리워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또, 그리워지면...
그리워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또, 그리워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