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사랑. 사전. IV

사랑하는, 그리워하는 관점에서 당신, 그대를 보고 싶다

by 무상행

종아리


미치겠다, 청 남빛 밤하늘 아래에서 등 푸른 생선처럼 짙푸른 바다에서 튀어 오르는 것 같은 당신 종아리.

달빛 아래에서는 오귀스트 로댕의 흰 대리석도, 카미유 클로델의 점토도 모두 푸른빛이다.

당신 종아리 색이다.



머리카락


그대의 머리카락은 강물처럼 흐른다. 그대의 머리카락은 늪처럼 엉킨다.

나는 마른 풀잎처럼 떠돈다. 가벼움은 침묵하여도 가라앉질 않는다.


휩쓸리고 싶다, 그대 강물에

가라앉고 싶다, 그대 늪에



배꼽


어릴 때, 배꼽이 개똥참외 꼭지 닮았다 했다.

그 꼭지 배꼽 속에는 시계도 있었다. 밥때를 거의 정확히 알았다.

개똥참외 꼭지가 따릉 따릉 울렸다. 그대에게 밥 먹자 했다. 배고픈 데 잘됐다며 기뻐했다.

배꼽이 그때는 이렇게 중요한 쓰임새가 있었다.


지금은 꼭지가 없다. 잃어버렸다. 그대가 떠나고 퇴화가 되었다. 밥때에 울릴 수 없다. 밥때를 모르니 입맛이 없다. 입맛이 없으니 또 밥때를 모르겠다.




그대 뺨에 도화 피었어요

그대 웃으니 옴팡한 볼에서 나비 날아요

내미는 내 손끝에 나비 앉아요

그대 뺨에 핀 도화, 더 붉어져요


도화: 복사나무꽃


눈동자


눈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눈동자는 보이는 것만 비춘다


내 눈동자에는 그대 모습만 가득,

꽃만 가득 찬다

별만 가득 찬다


그대에게 보여줄 수 없어 답답하다



귓불


관상이 전공인 역술인이

'귓불이 두툼하니 복이 많겠다' 했다. 만사형통을 믿었다


그대는 내 귓불이 너무 두툼하다고 했다

그래서 귓불의 살을 빼려고 많이 굶기도 했다

몸은 말라가도, 귓불은 여전히 두툼했다. 더 노력했다


어이없게도,

그때, 그대의 헤어질 결심 중 하나가 '몸이 너무 말랐다'였다


지금, 비록 몸은 더 말랐지만, 귓불은 여전히 두툼하다


귓불이 두툼하니, 난 느긋하다

그대 꼭 돌아오게 되어있다

관상은 예외가 없다는 것을 아직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

옛글이 있어서 이미지화


우리, 터무니없는 짓을 했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 그대, 내 사랑 이란 것을





몸. 사랑. 사전 V에서 계속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