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춥다. 담벼락에서 햇살 한 움큼에 기대는 길고양이들을 위해...
추운 겨울. 춥다. 24 절기 마지막, 대한大寒(1.20)인데 너무 춥다.
24 절기 시작인, 봄을 알리는 입춘立春이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너무 춥다.
"대한大寒이 소한小寒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 "소한의 추위는 꾸어다가도 한다", "소한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어도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다"
내 이럴 줄 알았다.
대한이를 너무 놀려댔다. 대한이 화났다.
올해는 소한小寒(1.5)이가 대한大寒이 형아한테 혼난다.
눈도 얼어붙는 지독한 한파에
그나마 얼지 않은 겨울 햇살을 당겨서 온몸에 두르고 품고
한 편의 찬바람이라도 막아주는 담벼락.
그 아래 길고양이들.
옷깃을 턱까지 바짝 당기고, 주머니에 손 넣고 곁에 섰다.
일행인 것처럼 같이 추위를 맞는다. 잠시 후,
나는 흐르는 콧물 닦으며, 발을 동동 굴린다.
너희들은 흐트러지지 않는, 처음 웅크린 자세 그대로이다.
자연에서, 야생에서 추위를 견디는 경험 차이다.
옳고 그름은 없으나, 닮아보고 싶은 자세이다.
너네들 때문에, 간밤에 꿈꿨다, 타클라마칸 사막.
그래, 가자!
낮 동안만이라도.
뜨겁게 절망하는 타클라마칸으로...
(사막 사진은 네이버 타클라마칸 이미지에서)
우리는 그곳에서 우거진 숲, 따뜻한 그늘을 본다.
타클라마칸 사막...
타클라마칸이란 이름 그대로
돌아올 수 없는, 버려진 사막일지도 몰라도..
그곳에서는
사막의 푸른 늑대가 오아시스에서 물을 마시고 초록 나무에 경배한다. 그리고 푸른 하늘아래 날카로운 황금 모래 언덕에서 발을 베기도 하나, 곧 사라질 발자국을 남기며 또 떠난다.
푸른 늑대는 지루하지만 편하게... 어쩌면 그렇게 죽으러 간다.
타클라마칸 사막 밤하늘에는
하늘의 별이 강으로 흐르고,
그 아래 모래 언덕 귀퉁이에서는
억센 낙타풀 사이로 사막 도마뱀이 흐르는 모래시계 시간 같이 스르륵 흘러내린다.
그곳 사막, 그래도 강렬한 햇살이 내려 쬐이는 사막.
우리, 모래 언덕 그늘진 곳에 모여 웅크리고
안으로, 안으로 침잠할 수 있는 곳으로
꿈꿀 수 있는 곳으로 가자. 우리 가자
어디 딱히 정해진 목적도 없이
버려진 사막으로
돌아올 수 없는 뜨거운 곳으로
파멸하는 아름다운 곳으로 가자. 우리 가자
그렇게 우리는 타클라마칸으로 떠났다.
간밤의 꿈속 같은 곳으로
그리나 결국 아무도...
길고양이. 너희들의 겨울나기는 어떻니?
눈 내린 날은 이렇게 보내는구나.
눈을 쓸어 놓은 곳은 그래도 기다리기 좋은 자리.
눈이 녹으면 목도 축이고 또, 쉬고...
평소 안 쓰던 집에 잠시 들어가기도 하고...
박스집이 최고지... 담요라도 있으면 너무 좋아
밥자리도 지붕이 있으니 쉬어 갈 만해.
이빨이 간지러우면 겨울 나뭇가지가 좋아. 시원해.
눈 위에서 얘기하고, 밥 자리로 가면서 발자국도 남기고...
네랑(노랑냥)이는 두 눈이 보이지 않아도 눈 위로 걸을 수 있어.
이 겨울. 추운 겨울.
태어나 첫겨울을 맞는 어린 냥이에게는 너무 추워 당황스러울 지도 몰라.
그래, 봄을 맞이하려면 겪어야 되는 계절이야.
생활이 조금 불편할지 몰라도 견디며 지내보면 지낼만할 거야.
웅크리고 고립되는 것을 좋아하는, 길 위서 사는 너희에겐
겨울도 잘 어울려.
사 계절은 자연이 우리에게 선물한 축복이야.
그중 겨울, 난 참 좋아.
결국, 너희도 나처럼 겨울을 좋아하게 될 거야.
쉿, 이건 비밀인데...
천사들도 겨울 좋아한데. 너희는 천사들의 요정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