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시... 첫 문장 II

우연히, 알려지고 기억에 남는 처음과 끝 문장 자료들을 보다가...

by 무상행


첫 문장 II


이 몸은 고양이로다. 이름은 아직 없다.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헤르만 헤세, <데미안>


내가 더 어리고 상처받기 쉬웠던 때에 아버지는 내가 지금까지도 마음에 되새기는 충고 하나를 해주셨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어질 때면 말이다"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네가 가진 것만큼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만 기억해라.”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비행기 아래로는 벌써 황금빛 석양 속으로 구릉의 그림자가 짙어져 밭고랑을 지듯 펼쳐졌고, 들판은 오래도록 쓰러지지 않을 빛으로 환하게 밝았다. 이 지방에서는 이울어가는 겨울에도 하얀 눈이 남아 있듯, 대지의 황금빛 저녁놀이 늦도록 불타올랐다.

생텍쥐페리, <야간 비행>


부끄러움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나는 줄곧 떠나지 않는 갑갑함과 아릿함, 이 낯선 감정에 나는 망설이다가 슬픔이라는 아름답고도 묵직한 이름을 붙인다.

프랑수아즈, <슬픔이여 안녕>


캘커타는 장마철이었다. 7월의 아침 하늘에는 구름이 흩어지고 밝은 햇살이 고루 퍼지고 있었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고라>


사람들은 걷고 또 걸으며 '영원한 기억'을 불렀고, 그들이 발걸음을 멈추자 발소리와 말발굽 소리, 바람결이 그 곡조를 이어 부르는 것 같았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


몇 년이 지나 총살을 당하게 된 순간,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오래전 어느 오후 아버지에게 이끌려 얼음 구경을 하러 간 일을 떠올렸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 년의 고독>


저 멀리 시대에 뒤처진 은하계 서쪽 소용돌이의 끝,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그 변두리 지역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작은 노란색 항성이 하나 있다.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여기로 몰려드는데, 나는 오히려 사람들이 여기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말테의 수기>


이렇게 슬픈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포드 매덕스 포드 <훌륭한 군인>


누군가 요제프 K. 를 모함했음이 틀림없다. 그는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았는데도 어느 날 아침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프란츠 카프카, <소송>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삶에는 서서히 고독한 혼을 갉아먹는 궤양 같은 오래된 상처가 있다.

사데크 헤다야트, <눈먼 올빼미>


나는 대부분 젊은이들이, 그들의 앞 세대가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신을 믿었듯이,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신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시대에 태어났다.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책>


요 며칠 사이에 나의 상상을 붙들어 온 그 여행을 정말 감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가즈오 이시구로, <남아있는 나날>


그런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리처드 파워스, <갈라테아 2.2>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라는 이정비를 보았다. 그것은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길가의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김승옥, <무진기행>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이상, <거울>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천상병, <귀천>




위의 첫 문장 들을, 어색하지만, 또 연결해 본다. 재미있고 흥미롭다.


저 멀리 시대에 뒤처진 은하계 서쪽 소용돌이의 끝,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그 변두리 지역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작은 노란색 항성이 하나 있다.

비행기 아래로는 벌써 황금빛 석양 속으로 구릉의 그림자가 짙어져 밭고랑을 지듯 펼쳐졌고, 들판은 오래도록 쓰러지지 않을 빛으로 환하게 밝았다. 이 지방에서는 이울어가는 겨울에도 하얀 눈이 남아 있듯, 대지의 황금빛 저녁놀이 늦도록 불타올랐다.


이 몸은 고양이로다. 이름은 아직 없다. 나는 대부분 젊은이들이, 그들의 앞 세대가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신을 믿었듯이,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신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시대에 태어났다.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부끄러움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 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삶에는 서서히 고독한 혼을 갉아먹는 궤양 같은 오래된 상처가 있다. 나는 줄곧 떠나지 않는 갑갑함과 아릿함, 이 낯선 감정에 나는 망설이다가 슬픔이라는 아름답고도 묵직한 이름을 붙인다. 이렇게 슬픈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그런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캘커타는 장마철이었다. 7월의 아침 하늘에는 구름이 흩어지고 밝은 햇살이 고루 퍼지고 있었다. 누군가 요제프 K. 를 모함했음이 틀림없다. 그는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았는데도 어느 날 아침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더 어리고 상처받기 쉬웠던 때에 아버지는 내가 지금까지도 마음에 되새기는 충고 하나를 해주셨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어질 때면 말이다"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네가 가진 것만큼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만 기억해라.”


요 며칠 사이에 나의 상상을 붙들어 온 그 여행을 정말 감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라는 이정비를 보았다. 그것은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길가의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사람들은 걷고 또 걸으며 '영원한 기억'을 불렀고, 그들이 발걸음을 멈추자 발소리와 말발굽 소리, 바람결이 그 곡조를 이어 부르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여기로 몰려드는데, 나는 오히려 사람들이 여기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KBS 제2FM, '세상의 모든 음악' 진행자 전기현 목소리와 쇼팽 왈츠 7 (Op. 64. No.2)


오늘, 첫 문장은 여기에서 .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에는 끝 문장으로...



자료는 네이버, 나무위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