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에 태어난 것을
매 한 곳에만 있으면 무슨 재미냐
세상에는
신기한 것도 많고
괴상한 것도 많고
광활한 곳
신비한 곳
기이한 곳
가슴 두근거리는 곳
편안한 곳
많고 많다.
집구석에 있으면
텔레비전으로 눈요기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이왕 태어난 것을
가볼 수 있으면 한번 가보고 싶다.
다 보지 못하더라도
내가 태어난 이 요상한 세상이라는 곳에는
어떤 곳이 있는지 만나러 가보고 싶다.
10대 초반의 호기심 어린 마음을 가져다줄 것만 같은 그곳에 가고 싶다.
샐러드 퍼담아 먹는 피자 가게에 처음 가봤을 때 느꼈던 설렘을 안겨 줄 그곳에 가고 싶다.
나의 상상과 예측을 깨부수는 감동을 안겨 줄
그곳에 가고 싶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는
역시 "집이 최고야."
하고 말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