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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초향 Jul 18. 2023

 장마 속 안전관리

장마에 대절 차량 이용

하느님은 청개구리형 인지도 모르겠다. ‘비 좀 제발 내려주세요’하고 기도를 할 때에는 불타는 햇볕만 내리쬐어 땅바닥이 쩍쩍 갈라지게 하시더니 요즘은 그 반대이다. 모든 재앙이 인간이 스스로 저지른 죄악의 대가라고 하니 할 말은 없다.   

  

뉴스를 보기가 무섭다. 흙탕물에 휩쓸려 인간의 마지막 안식처가 떠내려가는 모습은 차마 눈뜨고 못 볼 광경이다. 아파트에 편안하게 살고 있는 나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다시금 느낀다. 철로도 망가져 열차도 제대로 다니지 않나 보다. 어제저녁 서울에 출장 온 아들도 srt를 타고 왔는데 1시간이 연착되어 도착하였다. ktx나 일반열차와의 시간 조정으로 그리됐다고 한다. 늦더라도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음에 감사해야 했다.     

지하차도의 사고로 인하여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책임소재가 어디에 있는지 의견도 분분하다. 인제 와서 누군가의 책임을 가리면 뭐 하겠는가. 죽은 사람이 돌아올 수도 없으니 다들 부질없지만 그래도 유가족들에게는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지는 모르겠다.    



  

일요일 날 조카 결혼식이 있었다. 동생네는 지방에 살고 있지만 딸이 서울에서 살고 직장을 여기서 다니고 있다. 신랑 측이 서울에 다 살고 있으니 당연히 결혼식은 서울에서 하게 됐다. 하필이면 왜 무더운 여름에 하냐고 물었더니 예식장이 잘 안 잡혀서 그랬다고 한다. 그런데 7월 무더울 거라 여겼던 날씨는 허구한 날 비만 내리는 장마가 이어지고 있었다.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서울에서 결혼식을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관광차를 부르곤 하는 것을 많이 봤다. 숫자가 적으면 열차를 타고 오지만 그렇지 않으면 관광차 부르는 게 훨씬 편리하다고 한다. 터미널에서 내려 예식장까지 찾아와야 하는 불편함도 해결된다. 동생도 관광차를 한 대 불렀다고 한다.  

   

계속된 비로 중부지방에 호우경보가 내려져 있고 곳곳에 침수가 이어지고 있어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서울 연고가 없어 손님들이 다 지방에서 온다지만 난 걱정이 태산 같았다. 서울은 다행히 토요일, 일요일 흐리기만 해서 다행이었다. 결혼식 전날인 토요일 동생한테 연락해 보니 그대로 차량이 움직인다고 한다. 차도 예약했고 손님들도 오시기로 했는데 어떡하냐고 한다. 거기에 대고 내가 취소시키라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결혼식당사자도 아니니까 아무리 형제지만 말릴 수가 없었다. 오시는 분들도 걱정을 하며 오실 것은 당연했다.  


   


12시 반이 결혼식이어서 차를 타고 오는 분께  11시쯤 연락해 봤더니 벌써 결혼식장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아침부터 비 한번 안 맞고 고속도로를 지나왔다고 한다. 차도 없어서 더 빨리 와버렸다고 한다. 긴 한숨이 놓였다. 무사하게 늦지도 않게 도착했다니 정말 다행이라는 기도가 나왔다. 결혼식이 끝나고도 일기예보는 중부지방에 집중호우를 말하고 있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여기까지 오신 친지 분들도 대단하고 감사했다. 버스가 떠나는 걸 보고 서울 사는 동생들은 모두 우리 집으로 왔다. 아이들까지 합쳐 16명이었다. 조카들도 다 커서 북적거렸다. 전날 미리 준비해 둔 터라 과일이랑 먹을 것을 금방 차릴 수 있었다. 우리 집에서 놀면서 버스를 타고 가시는 분들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가는 길도 올 때처럼 중간에 가랑비만 조금 맞고 제시간보다 더 빨리 도착했다고 한다. 얼마나 다행인지 감사를 수없이 했다.   

       



이런 날씨에 버스 대절하는 것이 맞는지 잘못됐는지를 얘기했지만 결론은 없었다. 혼주가 생각하는 수밖에 없었다. 난 업무가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도 지고 있어서 절대 버스 대절을 안 했을 것이다. 혹시 모를 위험이 남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데 그 책임을 어떻게 질 수가 있겠는가?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는 걸 수없이 경험했다. 만에 하나라도 문제가 될 것 같으면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비 피해 회복이 하루빨리 이뤄져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 하고 싶었던 다른 일들이 많아 맨날 브런치에 들어오지도 못했습니다. 최소 하루에 한 번씩은 들어와 다른 분들 글을 읽으려고 노력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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