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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초향 Aug 08. 2023

두 파란 귀를 쫑긋 세운 미키마우스

달개비


무더위가 끝날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온열환자들이 폭증하고 있다고 하니 큰일이다. 멀쩡한 대낮에 지나가는 사람을 살해하는 정신병자들이 활개를 치고 잼버리는 하두 엉망이라고 떠들어대니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불안하다. 어디 좋은 소식을 들리지 않고 온통 불편한 일들뿐이니 다들 스트레스가 높아갈 듯하다



사람의 도움이 없이도 혼자 살아갈 수 있고, 사람에게 양식을 제공하지도 못하는 식물을 잡초라고 정의해 본다. 아침에 피었다가 햇살이 뜨겁게 내리쪼이면 어느 순간 꽃은 사라지고 없어지는  달개비가 있다.  음습한 귀뚱이에 이리저리 줄기를 번식해 가며 잘도 자란다. 마디가 땅에 닿기만 해도 뿌리를 땅에 내리고 뻗어나가는 생명력이 강한 잡초이다.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땅바닥을 기기도 하고 풀숲 사이를 비집고 고개만 내밀기도 한다. 거의 1m가 넘는 철쭉무더기 속에서 자라게 된 달개비가 그 속을 뚫고 하늘로 얼굴을 내미는 것을 보니 다들 억척같이 살아가는구나 싶다. 햇볕을 보기 위해 그 속에서 얼마나 노력했으면 그렇게 키를 키워 얼굴을 내밀수 있었을까 싶다


쩔쭉위로 고개를 들고 있다




달개비는 닭의 장풀이라고 한다. 닭장 옆에서는 식물들이 잘 자라지 못한다. 닭똥이 너무 독하기 때문이다. 그런 닭장 옆에서도 잘 자란다고 닭의 장풀이라고도 부른다. 그만큼 생명력이 강하다는 말이다



달개비는 개화시기가 한나절밖에 안 되어 짧은 시간에 꽃등애 등의 방문을 받지 못하면 수술이 안으로 굽어 들어가 자가수정을 한다. 타가수정을 할 수 없으면 어쩔 수없이 자가수정도 불사하여 자손을 만들어낸다. 그래도 씨앗을 남기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아침에 피었다가 12시가 되면 이미 꽃은 사그라지고 씨앗만 남는다. 꽃은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녹아내려 흔적이 없어진다. 안에 든 씨앗을 감싸며 녹아내린다


꽃이 녹아내린 후 안에 씨앗 들이 탱탱해진다



포를 벗겨 본모습이다  안에 씨앗이 금방 익어간다.



꽃잎이 3장으로 되어 있지만 두 장은 파란색이 위쪽이 달리고, 아래쪽에는 1장의 작은 흰색 꽃잎이 달린다.

꽃은 포로 쌓여있어 암술 한 개에 수술이 6개이다. 수술모양이 각기 특이한 모습으로 3-1-2의 시스템으로 서로의 역할이 분담되어 수정을 효율적으로 돕고 있다. 암술은 하나가 나와있어 수술의 보호를 받고 있다



3-1-2의 수술과 길게 나온 암술이 보인다



이름이 비슷한 ' 닭의 열매'도 있다. 긴 줄기를 내리고 작은 열매를 달고 있다


잡초들의 꽃이 더 예쁜것들이 많다. 혼자서도 너무 잘 크면 예뻐도 귀하게 여기질 않으니 안타깝다. 닭의 장풀이나 닭의 열매가 길거리에 흔하게 보이는 잡초이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꽃하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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