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페즈의 서정시 제7편
수도자야, 오너라!
술잔 속에 밝은 거울이 있으니
루비 빛깔의 와인이
얼마나 맑은지 보아라.
고귀한 자리에 앉은 분은
느낄 수 없는 게 있으니
베일에 감춰진 비밀은
만취한 불한당에게 따져라.
누구도 불사조를 잡을 수 없으니
덫을 치우거라!
그곳에 덫을 놓아본들
빈 바람만 잡힐 터이니.
인생이라는 술자리에 간다면
두어 잔만 마시고 일어서라!
사랑과의 영원한 조우를
탐하지 말라는 뜻이다.
청춘이 끝나도록
장미꽃 하나를 못 딴 내 마음아,
머리숱이 줄어든 오늘도
사랑하겠다고 생색내지는 말아라.
찰나의 즐거움을 위하거라!
하늘이 뜻을 달리 하자
에덴 동산은 영원하여도
아담은 떠나야만 하였으니.
그대가 네게 주어야 할
품삯이 적지 않으나
그대의 몸종인 나를
은혜롭게 바라봐달라.
나 하페즈는 술잔의 제자이니
바람아, 멀리 불어서
내게 술을 가르쳤던 그에게
나의 정성을 전하여달라.
하페즈(1325년~1390년)의 시에 관해서는 제1편에 덧붙인 설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불사조'로 번역한 안카(anqā, عنقا)는 이슬람 신화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새입니다. 안카 새의 생김새나 습성에 대하여 중세인들의 의견이 분분하였습니다. 혹자는 안카 새가 125년이 지나야 알에서 부화하고 1700년 동안 산다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해가 저무는 극서쪽에 둥지를 친다고 전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어느 누구도 안카 새를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 이런 새를 잡으려고 덫과 그물을 쳐봐도 잡히는 것은 바람밖에 없기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