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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란 Oct 19. 2024

추억의 잔고


 과거는 추억이 되었고 추억의 그림자들을 곱씹으며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에 몰입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만난 지 수십 년이 되었어도 만남의 자리가 불편하고 대화가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오래 만나도 왠지 불편한 사람도 있다.

왜일까? 인생을 살다 보니 서로가 맞는 사람과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누구나 나 스스로 맞는 사람 끼리끼리 만나게 된다. 그래서 친구는 비슷한 사람끼리 친하게 되는 거 같다. 그것은 아마 서로 개개인의 추억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서 상대에 대한 감정이 달라짐을 알았다.

추억의 잔고가 넘치도록 쌓여있는 사람이 있다.     

 

 


 

 나에게는 인생의 대 선배인 멘토이며 친구 같은 분이 있다. 그동안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어 만나면 설레고 즐겁다.

내가 그분을 처음 만났을 때 수필 작가였지만 나는 그때는 글에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만난 지 이십 년이 되던 어느 날 나는 글을 쓰게 되었고 나도 브런치작가가 되었다. 우리의 만남은 신이 맺어준 선물이며 나의 멘토가 되었으니 참 신기한 일이 아닌가?

 만난 지 오래되었다고 친분이 좋은 건 아니다. 이십 년 전부터 서로 알 수 없는 내면에서부터 공통점이 있었기에 끌리게 된 거 같다. 그래서 친근감이 들고 오랜 시간 만나고 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 눈이 오는 어느 날 눈사람을 만들어 12월의 마지막 달력을 근사하게 만들어 보냈다.  팔십 소녀 감성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글을 쓰는 작가이기에 깨끗한 영혼을 항상 소유하고 있어서일까? 그분의 긍정의 마음과 따뜻함이 마냥 좋다. 내가 닮고 싶은 롤모델이다.

 나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제일 먼저 전화를 걸어 무엇이든 물어본다. 내 옆에 이런 분이 계시기에 든든하고 생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난다.          

 

 또 한 사람이 있는데 알고 지낸 지 삼십 년이 되었다. 나와 성향과 생각도 비슷한 친구다.

이 친구의 삶은 약한 자와 주변에 많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친절한 친구다. 이 친구의 친절함은 어느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다. 한번 인연이 되면 해외에 나가게 되어도 연락을 이어가는 편이다. 그래서 그 친구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한 사람의 헌신이 주변을 변화시키고 형제간의 우애도 자리 잡는다. 나눠주고 베푸는 부자의 마음을 본받고 싶다.

이 친구와 나의 추억 통장이  차곡차곡 쌓여 간다.

오늘도 풍성한 열매가 무르익은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그 친구의 안부를 묻는다.

아침에도 하루를 시작하며 멋진 이모티콘과 함께 기도하는 마음을 나눈다.     

 

 개인적인 만남도 있지만, 모임을 통해 수십 년 동안 만남이 이어지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오래 만났는데도 왠지 사무적인 대응 밖에 안 되는 사람들도  있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니 나와 성향이 맞지 않는 사람이다. 하고 싶은 말을 서슴지 않는 강한 성격의 소유자다.

물론 마음 씀씀이도 좋지만 말을 예쁘게 안 하는 경향이 있어 불편하다. 그러다 보니 여럿이 모일 때만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 또한 본인과 맞는 사람을 찾아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내면의 무의식은 알고 있다. 살기 위해 찾아가는 나비처럼 날아가다 본인과 비슷한 나비를 찾아간다.        


  나의 추억의 잔고는 얼마나 쌓여 있을까? 가족과 주변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가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 타인과의 추억의 잔고가 쌓이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다짐해 본다.     

 

2024년 10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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