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으로 읽는 서유기

중생 구제를 위해 떠나는 기상천외한 여행기

by 투싼박

서유기는 수호전, 삼국지연의, 금병매와 함께 중국의 4대 기서 중 하나로 당나라 승려 삼장법사가 장안에서 10만 8천 리 떨어진 서역에서 불경을 얻으러 가면서 81가지 고생을 겪는 수난기이다. 삼장법사은 전생에 죄를 지어 벌을 받고 있는 세 제자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과 백마를 타고 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만나는 요괴들과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 친다. 결국 부처님을 만나 불경을 얻어 다시 중국으로 이를 가지고 돌아와 과업을 마치고 모두 하늘로 승천하여 성불하게 된다.


9791189550509.jpg 오승은 저자(글) · 장순필 번역 탐나는책 · 2021년 08월 30일


서유기의 세 제자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특징들이 있다 (인간이 아니지만). 먼저 손오공은 제천대성 혹은 미후왕이라 불리기도 하며 하늘나라에서 한바탕 소란을 피운 후 부처님과의 내기에서 패배를 하며 결국 오행산에서 500년 간 봉인이 된다. 삼장 법사의 도움을 받아 오행산에서 풀려난 손오공은 관음세보살의 말에 따라 그의 제자가 되어 그를 돕는다. 초반 손오공의 묘사를 보면 타고난 그의 재능을 믿고 끝없는 오만함을 보여주는 데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성숙된 손오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두 아우를 잘 타일러 일을 해결하는 모습은 물론 삼장법사의 말이 틀린 것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스승을 진심으로 보필하기 위해 지시대로 하는 것도 자주 묘사가 된다. 이를 통해 타고난 재능의 크기보다는 어느 곳에 사용하는 가 즉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저팔계는 천봉원수로 원래는 저오능이라는 법명을 가지고 있다. 천상에 살던 시절 항아를 희롱하고 징계를 받아 지상을 추락을 하게 되는 데 이 과정에서 암퇘지의 몸으로 잘못 들어가 돼지의 형상으로 태어나게 된 것이다. 관세음보살님의 계행을 받은 이후, 오훈 (자극성이 있는 다섯 가지 채소)과 삼업 (몸, 입, 마음의 세 가지 욕심으로 인한 죄업)을 끊게 되는 데 이를 유지하라는 의미에서 팔계 (八: 여덟 팔, 界: 경계할 계)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작 중에서 가장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캐릭터이다. 초반에는 본인의 식욕 와 성욕과 같은, 본디 불교에서 진리를 찾아가는 수행 과정에서 멀리해야 할 것들인 신체적 유혹에 자주 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수행을 거듭하며 좋아하던 음식도 절제할 줄 알게 된다. 수행을 하는 과정, 즉 어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신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많은 유혹들을 잘 다스려야 함을 묘사해 준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사오정의 경우는 아마 원작과 한국에서 알려진 이미지가 가장 크게 차이 나는 캐릭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유는 허영만 선생님의 만화영화 '날아라 슈퍼보드'. 만화에서 그려지는 사오정은 귀가 어두워 동문서답을 하곤 하는 데 이 때문에 사오정에 대한 이미지는 약간 모자란 캐릭터로 인식되어 있었다. 하지만 원작 중 사오정의 행태를 보면 다른 형들에 비해 사고도 안 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형들을 나무라는 경우도 있다. 실력에 대한 묘사도 출중하게 되어 있음은 물론이고 두 형들은 보통 요괴와 싸우러 나가면 삼장법사와 짐들을 지키는 역할은 모조리 사오정이 맡게 된다. 이런 모습 때문에 책을 읽고 난 후 사오정의 이미지는 충직한 호위무사로 기억되게 되었다.

ESYP2GGLnIlZjHcWz95IWFRjWlGfEJJW5zLdukaXRdsocFalNI3Oo6ulAb-gHvgABMMiKTUCdRgWLzNprYRkUcJDvGft-XX-gafEqaUnyC2Rl_DSjilqwhkomU65MAMHjcCMC8m95tof7jaai98faA.webp 긴 여정을 떠나는 서유기 팀

책을 읽기 전 삼장법사에 대한 내 생각은 요괴를 이끌고 진리를 찾는 여정을 이끄는 리더이기 때문에 전투력은 없지만 완벽에 카리스마로 제자를 제압하며 나아갈 길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저팔계와 더불어 가장 많은 사고를 치는 인물이 바로 삼장법사이다. 매우 자주 요괴들에게 끌려가며 스스로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삼장법사에게는 세 제자에게는 없는 순수함이 있다. 서역으로 가서 불경을 얻겠다는 순수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세 제자들의 힘을 한 곳으로 모아 결국 이루어 내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이를 통해 재능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제로 뛰어난 재능들이 사람으로 하여금 오만하게 만들고 나태하게 만드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렇다면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오히려 불행이 될 수 있다. 재능이 있는 제자들을 이끌고 올바른 길로 안내를 한 이 순수함이야 말로 삼장법사가 가진 재능이라면 재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서유기는 가진 재능을 더 크게 만드는 것 만을 생각하지 않고 어느 곳에 어떻게 사용할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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