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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와 잘 살기

제8편 아내와 여행하기...

by 이and왕

우리 부부는 여행을 자주 가고자 노력을 합니다.

국내는 월 2회 이상, 해외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관계로 년 1회 또는 2회 정도..

여행 중에 사람들과 만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우리 부부한테 질문을 합니다.

“어떻게 부부만 여행을 다니세요. 재미없지 않아요?”

또는 “남편이야 그렇다고 치지만 아내분은 싫으실 텐데요?”

그러다가 술한잔 마시게 되면 질문이 더욱 신랄해집니다.

”재혼이신가요?“...”혹시 연애중?“

우리가 결혼한지 33년째라고 말을 하면 더욱 놀라며

”결혼생활 33년이면 같이 있는 것도 지겨울 텐데...“

”같이 다니면서 서로 다투지 않아요?“ 하며 고개를 갸웃뚱 갸웃뚱하며 이상한 부부네하며 쳐다봅니다.

이럴 때 제가 넌지시 한마디 합니다.

“저는 제 아내와 결혼할 때 얼굴만 봤습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변한게 없으니 지겨울 일도 당연히 없겠죠...하하하..”

“어머.. 닭살 닭살” 하며 주위 사람들은 괜히 물어봤다는 둥 사기 치고 있다는 둥 말들을 하지만 본인들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미모의 아내(?)가 바로 옆에 앉아있으니 더 이싱 할말이 없는 거죠..

다만, 자신들도 저런 표현을 듣고 싶다며 옆에 가만히 앉아있는 남편을 주먹으로 퍽퍽 내리치거나.. 엄지와 검지로 팔뚝을 사정없이 꼬집으면 한풀이를 할 뿐입니다.

이러한 대화를 하다보면 우리세대 들의 부부간 여행이 얼마나 낮설었으면 이럴까 하는 생각을 가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내는 솔직히 남편인 저하고 여행을 가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여행가기 전에 필요한 물품은 모두 제가 챙기고 다만, 아내는 아내 것만 챙기면 됩니다.

국내 여행의 경우 여행 장소는 도착할 때 까지 아내한테는 비밀입니다.

아내도 서프라이즈를 좋아해서 어디 가는지 묻지를 않습니다.

모든 여행계획과 맛집 수배에 대해서 아내는 전혀 관심을 안 가집니다.

이유는... 둘만의 여행을 가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아내가 실망한 적이 없다는 것이고...

이유는... 여행장소나 맛집을 정할 때 아내가 좋아할 것 같은 장소와 맛집을 수배하기 때문이죠.

특히 아내가 친구들과 같이 또는 아내들 모임에서 또는 아이들과 해외여행을 갔다 오면 주절주절 하소연을 한바가지를 하며, 두 주먹을 불끈지고 다짐을 하듯 말을 합니다.

“앞으로 해외여행은 혼자 안가 당신하고 가지 아휴 힘들어”..

물론 아내가 혼자만 여행을 다녀와서 미안한 마음으로 저에게 위로 차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장시간의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아 가지고 옵니다.

저하고 같이 가면 모든 것을 다 챙겨주고 자기는 단지 자신의 몸치장만을 하면 되는데 혼자 가면 짐싸고..짐을 들어 나르고..정리하고.. 등등등을 모두 자기 혼자해야하니 힘들다는 거죠..

제가 생각하는 여행은 단지 육체가 자신이 사는 곳을 떠나 돌아다니는 것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육체도 생각도 같이 떠나야 되고 떠나서는 여행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회사일로 지치고 쌓인 스트레스를 여행을 통하여 일정부분 해소를 시키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평상시 남편과 아이들 뒤치다꺼리, 집안살림 등을 도맡아서 하는 아내가 여행을 가서도 여행 동행자의 뒤치다꺼리를 한다면 육체적 정신적 해방감을 못 느끼게 될거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듭니다.

그래서 아내와 여행을 가게 되면 아내가 여행에 대해서만 신경을 쓸 수 있도록 모든 준비단계부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 까지 제가 책임을 지고 아내는 여행에 대해서만 집중할 수 있도록 눈치껏 행동을 합니다.

여행 중 중요한 것중 하나.. 사진찍기.. 우리부부는 여기서도 궁합이 잘 맞습니다. 아내는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하고 저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보통 하루에 600장 정도를 찍습니다.

사진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스냅사진이 대다수를 차지를 하므로 아내는 언제 찍었나 싶은 사진들이 많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하는 중요한 행사가 있습니다.

거실에 있는 TV앞으로 식탁을 옮긴 후 적당한 안주를 곁드려서 시원한 맥주와 와인 한잔을 하며 여행할 때 찍은 사진을 보면서 여행 품평회를 합니다.

“우와 우리가 저련 곳에 갔었어..멋있다,.그치...”

“저 2구간 끝난 지점에 있었던 저집.. 김밥이랑 해물 라면, 방풍해물지짐이가 정말 맛있었는데..”

“어머.. 저게 뭐야.. 저 사진은 지워 그리고 앞으로는 저 각도로 찍지마..뚱뚱해 보이자나..알았지”

우리 부부는 이렇게 히히덕거리며 나름의 여행 품평회로 여행 마무리를 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놓습니다.

저는 “다음에는 어디로 여행을 갈까? 하는 생각을 하며 행복해 하는 아내를 쳐다보며 저도 같이 행복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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