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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소

by 이and왕


석양의 하늘대로 해는 뉘엇 뉘엇 넘어가는데

이 곳의 할아버지는 모양대로 늙은소와 갱이질이다.

젊었을 적 힘대로 밀기에는 쇠진한 기력

할아버지나 소나 똑같이 힘겹다.


쉬어가려하는 소와 탑손에 힘을 주며 굼정거리지 말라는 할아버지

“이려 이려 이놈으소야 이려 이려”

하지만 괭이질 보다는 늙은 할아버지 목소리가

더 정겹다는 듯 소의 걸음은 느리고 멈춤이 많다.


“어허 이놈으소 세월물 먹고 못된 정만 배웠구만 그려”

“이려 이려 이 밭떼기는 오늘 끝내야 되는 거여”

바람결에 묻어오는 할아버지 소몰이 소리나

장단 맞추듯 들리는 소울음 소리나

바쁨도 없고, 게으름도 없으며, 타박도 없고, 싫음도 없다.


어느덧 해는 천둥산을 물들이며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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