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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와 잘 살기...

제19편 늙었는데 돈이 없다면...

by 이and왕

현재는 아내와 같이 맛있는 것을 먹고 이쁜곳을 여행할 수 있는 만큼은 돈을 벌고 있다.

그런데 퇴직을 하면.... 지금처럼 다달이 일정한 수입이 없을텐데.. 어쩌지..하는 생각이 든다.

논리적인 접근...

수입이 없으니 맛있는 것 사서 먹지 못함...

수입이 없으니 이쁜 곳으로 여행을 못감...이다.

조금 우울해진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돈 없어서 맛있는 것 못 사먹으면.... 우리 텃밭에서 이것 저것 키우고 나머지 식재료를 사서 직접 맛있게 만들면 되지..

또는.. 돈없어서 이쁜곳에 못가면... 시간이 많이 있을테니 책이나 실컷보고 그림도 실컷 그리고.. 글도 실컷쓰고..

오... 갑자기 행복해지는 느낌..

나는 천성이 있는 만큼 써라..에 가깝다.

즉.. 10을 벌면 8은 쓰면서 즐겁게 살자에 가깝다.

특히 우리 여행 모임의 77세 왕초 형님이 전세계 오지를 두루두루 다니시다가 근래들어 허리와 다리가 아프셔서 더 이상은 해외는 못가신다는 슬픈소식을 전하시며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부지런히 다녀라..는 조언까지 해주셔서 더욱 ”그리하리라“ 다짐을 한다.

나의 인생의 동반자인 내아내가 이글을 읽으면 ”그럼 늙어서 어떻게 살건데“ 하며 하소연을 할 것도 같은데....

그래도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가 정답일 것 같다.

늙어서 돈없으면.... 어디 가지를 못하니... 지금 못본 책도 실컷 보고..그림도 실컷 그리고...글도 실컷 쓰고...멍때리기도 실컷하고...요리도 실컷하고...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실컷 할 수 있지않을까..

물론 내 주위의 사람들.. 특히 아들과 딸이 걱정할 정도로 빈 주머니는 차지 않을 것이지만...

요지는 늙어서 돈 없다고 마냥 슬퍼할 것 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 자신이 행복이라는 의미를 물질의 풍족으로 결부 시키지만 않는다면 돈 없이 늙어서도 행복은 계속유지 될 것이다.

독서를 좋아하고...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하고....글쓰는 것을 좋아하고....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내 아내랑 얼굴 맞대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많은 돈이 없을 노년이 그렇게 불행할 것이라는 생각은 없다.

이러한 생각을 해 볼때 돈이 있어도...돈이 없어도 나의 노년은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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