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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와 잘 살기...

제21편 오늘은 결혼기념일...

by 이and왕

오늘은 33번째 결혼기념일이다.

고개를 돌려 지나온 33년을 뒤돌아본다.

그리고 다시 앞을 보며 씩-웃는다.

잘 살았고 잘 살고 있다.

보면 숙명처럼 만나서 운명처럼 산다는 생각이 든다.

내 아내와의 만남은 나의 숙명이라는 점...

그러니 나에게 이번 생의 영혼의 동반자인 짝은 내 아내가 유일할 것이다.

그러니 나는 아내가 실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내 아내와의 숙명적인 만남은 운명적이라는 점...

그러니 나에게 아내의 존재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니 나에게 아내의 존재는 나의 존재인 것이다.

행복...

아내는 나에게 ”행복을 느끼고 있는 방법에 대해 문제가 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고쳐주었으면 하는 정도의 문제는 아니고 웃긴 정도의 문제리고는 한다.

나는 행복을 느끼는 시점이 혼자 있는데 고즈넉함이 있고 쓸쓸함이 있는데 맛있는 술이 있을 때 그리고 아주 슬픈 노래까지 곁드려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스럽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아내는 이런 나를 보며 ”참 별스러운 행복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나는 근심거리가 있다던가 스트레스가 한가득 쌓였을 때 또는 슬픈 일이 생겼을 때 이러한 나름의 ”행복 찾기“를 하며 정상적인 나를 찾는다.

아내는 이러한 나를 우스운 마음으로 이해를 한다.

아내의 취향과 성격은 정확하게 나를 대칭 시키는 타입으로 보면 딱 맞다.

아내는 슬픔과 화남, 쓸쓸함이 있으면 누군가와 대화를 해야 하고 신나고 활기찬 노래를 들어야 한다.

슬픔, 근심, 화남, 쓸쓸함이 몸과 마음으로 오면 나와 아내는 정 반대의 취향으로 ”행복“ 한 상태로 돌리고자 한다.

다름...

그런데 이러한 것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나와 아내는 다른 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부는 큰 싸움 없이 잘 살고 있다.

우리 부부를 잘 아는 주위 분들도 이런 우리 부부를 보면 잘 이해가 안 간다는 말을 한다.

우리 부부가 서로 틀려도 너무 틀린데 방앗간의 물레방아처럼 ”쿵덕쿵덕“ 하며 잘 돌아가고 있으니 이상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

우리 부부는 서로 틀린 것이 아니고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 부부가 생각하는 서로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니 인정이나 존중의 가치라고 보는 것이다.

나는 작게 웃고 아내는 크게 웃는다.

나는 크게 웃는 아내가 좋다고 보고 아내는 작게 웃는 내가 좋다고 한다.

나는 속의 말을 잘 안 하고 아내는 거침없이 한다.

나는 속의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아내가 좋아 보이고 아내는 말을 속으로 잘 삭히는 내가 좋다고 한다.

나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이지만 아내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다.

나는 기분에 따라 자신을 표현을 잘하고 기쁨이나 슬픔에 대하여 내색을 잘하는 아내가 좋아 보이고 아내는 깊이 생각하여 매사 구별을 잘하는 내가 좋다고 한다.

나는 나와 다른 아내가 좋다.

나는 나와 같은 취향과 성격이 같은 아내와 산다면 정말 지겹고 따분하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래서 내 아내는 나와 많이 달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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