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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실행해버렸지 뭐야! 그래, Just Do 잇지"

"달리면 생각이 사유로 변한다."

by 셈끝실행

Just Do 잇지. 러닝 챌린지 85일차

"달리면 생각이 사유로 변한다."


새벽부터 거센 폭우가 내렸다. 바람은 세차게 몰아치고, 하늘은 어둡게 가라앉았다. 이런 날, 달리기를 나선다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일일지도 모른다. 순간, 나도 고민했다. ‘오늘은 쉬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러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신발 끈을 질끈 동여매고 운동장으로 향했다.


트랙 위로 한 걸음을 내딛자마자 빗물이 튀어 올랐다. 차가운 물방울이 얼굴을 때렸지만, 그것은 오히려 나를 더 깨어나게 했다. 처음에는 생각이 많았다. '비가 너무 심한데 괜찮을까? 발이 미끄러지진 않을까?' 하지만 일정한 페이스로 달리면서 그런 생각들은 점차 희미해졌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폭우의 중심으로 들어갔다.


비바람이 세상을 덮어버린 것 같았지만, 역설적이게도 달리는 동안 세상은 점점 고요해졌다. 내 심장박동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고, 근육이 하나하나 움직이는 감각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마치 모든 것이 슬로모션처럼 느껴졌다.


이것이 바로 달리기가 주는 마법이다. 처음에는 몸이 버겁고 생각이 많지만, 일정한 리듬을 타기 시작하면 세상과 동화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심장 박동, 발걸음, 호흡이 하나로 맞춰지면서 달리기는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선다.


나는 생각을 멈췄다. 아니, 생각이 사유로 변했다.


많은 사람들이 달리면서도 여전히 머릿속이 복잡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달리기의 본질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달리기는 생각을 넘어 사유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장거리 달리기가 궤도에 오르면, 어느 순간 생각이 멈추고 사유가 시작된다. 마치 뇌의 깊은 곳에서 숨겨진 통찰이 하나둘 떠오르는 듯하다. 달리기는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유를 위한 열린 공간이 된다.


과학적으로도 달리기는 인간의 고차원적 사고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일정한 리듬으로 몸을 움직이면, 뇌는 40Hz 감마파를 생성한다. 감마파는 고도의 정보 처리와 집중력, 창의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주파수다. 즉, 육체가 리듬을 찾고 안정될 때, 뇌도 최적의 사고 상태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깊은 사유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단순히 몇 킬로미터를 달린다고 해서 갑자기 깊은 통찰이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정신이 아직 완전히 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유가 시작되려면 먼저 육체의 리듬을 찾아야 한다. 리듬은 강제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몸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 비로소 완성된다.


오늘의 교훈

비가 내린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안에서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면 된다.


폭우 속을 뚫고 달려온 나는, 오늘도 한 걸음 더 성장했다.


함께 외쳐봅시다.

"실행해버렸지 뭐야!"

"그래 JustDo 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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