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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실행해버렸지 뭐야! 그래, Just Do 잇지"

"달리기는 삶의 놀이이다."

by 셈끝실행

Just Do 잇지. 러닝 챌린지 86일차.

["달리기는 삶의 놀이이다."]


어제 폭우가 몰아친 이후, 오늘 아침은 놀랍도록 상쾌하다. 하늘은 맑고, 바닷바람은 부드럽게 불어온다. 몸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 이런 날은 그냥 가볍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더 멀리, 더 오래 달려야 제 맛이다.


오늘은 10km를 5분 페이스로 달리고, 돌아오는 10km 길은 6분대의 펀 러닝으로 마무리하며, 온전히 이 순간을 즐겼다.


나는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 그것은 하나의 ‘일’이었다. 건강을 위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혹은 어떤 성취를 위해 뛰었다. 훈련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맞추고, 속도를 조절하며 달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과정 자체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놀이가 되었다.


놀이란 단순한 유희가 아니다. 놀이에는 몰입이 있고, 움직임이 있으며, 창조적 에너지가 흐른다. 목표를 향해 달리던 순간에서, 목표를 잊고 달리는 순간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비로소 진짜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흔히 일과 놀이를 분리한다.


일은 외적 목표를 위해 하는 것이고, 놀이는 그 자체가 가치 있는 것이다. 만약 내가 건강을 위해서만 달린다면, 달리기는 ‘일’이 된다. 하지만 놀이가 된 달리기에는 더 이상 피로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본질적 가치를 가질 때, 나는 온전히 달리기에 몰입할 수 있다.

놀이가 된 달리기는 리듬을 만든다.


심장이 뛰고, 호흡이 정리되며, 발걸음이 일정한 패턴을 만들어간다. 이 리듬이 형성되는 순간, 생각이 멈추고 사유가 춤을 춘다. 몸이 가볍고, 머릿속은 맑아진다. 그것은 마치 존재의 본질을 경험하는 것과 같다.


삶이 단순한 ‘일’의 연속이라면, 우리는 점점 지쳐갈 것이다.

하지만 놀이가 존재하는 순간, 삶은 의미를 찾는다.


나는 오늘도 달린다. 목적 없이, 그러나 깊이 있게. 심장 박동을 따라가며, 사유가 춤을 추는 그 순간을 향해.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삶 속에서 진정한 놀이를 발견한다.


달리기는 더 이상 수단이 아니다.

달리기는 삶 그 자체이고, 존재의 리듬이며, 나를 나답게 만드는 가장 순수한 놀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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