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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혁 Oct 26. 2022

서울수집's 로컬이야기

[로컬향기 4]




네 번째 이야기 : 서울수집(이경민 작가님)


갓혁


현재 꾸준히 서울의 여러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는 서울 수집(이경민) 작가님을 모셨습니다~!


작가님을 안지 이제 10개월이 돼갑니다. 하루에 한 번씩 인스타에 서울 관련 피드를 올리면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작가님의 무한한 이야기 마음껏 펼쳐주세요~




Q1) 자기소개 간략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서울과 도시와 관련된 다양한 것들을 관찰하고 탐구하며 기록 활동을 하고 있는 이경민입니다.


주로 인스타그램 계정 서울 수집을 통해 해당 과정을 공유하고 있으며 관련 주제로 글도 쓰고, 책도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링크 트리 참고

@seoulsoozip | Linktree



Q2) 현재 충정아파트 보존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계시는데 계기가 무엇일까요?


서울 답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대한민국 아파트 발굴사>라는 걸 통해 처음 충정아파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2016년~2017년쯤이었는데, 그 당시 외부와 내부를 돌아보고, 관련 자료도 찾아보면서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건축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재건축이나 철거와 관련된 이슈가 없었어요. 다만,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는 있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충정아파트가 철거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니 오래된 아파트였던 만큼 보존과 철거를 두고 논의가 있었던 것이죠. 이전 시장 임기(古 박원순 시장) 당시에는 지역 유산을 지키자는 취지로 보존하기로 결정되었지만, 새로운 시장이 부임하면서 갑자기 철거하는 것으로 방향성이 변경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충정아파트 (2022년 8월 네이버 지도 거리뷰 사진)


저는 여기서 보존과 철거에 대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논의하기보다 보존되기로 했던 것이 왜 철거하는 방향으로 변경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고 그 과정을 알고 싶었어요. 또 건물의 존폐 여부를 왜 소유주가 아닌 도계위(도시계획위원회)에 의해서 결정을 하는 것인지도 의문이었습니다. 도계위 위원이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건물의 존폐 여부가 결정되는 이 시스템에 대한 반문도 있었던 것이죠. 


사유재산이지만 공공이 개입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이나 단계를 잘 몰랐던 것도 있었고요. (이후에 알아보니 재개발이라는 것이 개인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와 해당 구청의 허가를 받고 해야 하는 것이더라고요.)


참고 자료 : https://news.seoul.go.kr/citybuild/archives/218


“조합설립 추진 위원회 구성 개략적인 사업계획서의 작성, 조합정관 초안작성 등 조합설립 인가를 위한 준비 업무를 하는 추진 위원회로 토지 등 소유자 1/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시장·군수의 승인을 받아야 함.”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평소에 텍스트로만 접하고 말만 하던 것을 실제로 해보면서 간극을 좁히고 싶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상황에서 ‘이래서는 안 된다’고 머리로 이해하고 그것에 대해 설명만 했다면, 이제는 그 상황에 들어가서도 똑같이 말을 할 수 있을지 경험해 보고 그 과정을 이해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할 때 즈음, 때마침 주변에 철거 위기에 처한 근대건축물을 지키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계신 지인이 충정아파트 보존에 대한 활동을 제안을 주셨고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Q3) 서울에서 꼭 없어지지 말아야 할 동네가 있다면? 그리고 그 안에서도 없어지지 말아야 할 건축물이 있다면?


저는 이걸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기준과 명목으로 선택할 수 있을까요? 꼭 없어지지 말아야 할 동네가 있다면?이라는 가정은, 없어져도 되는 동네가 있다는 말로도 들리는데,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어서 그런 것이라면 몰라도 ‘어떤 동네는 없어져도 돼, 어떤 동네는 없어지지 말아야 해’로 설명할 수 있는 동네는 없는 것 같습니다.


Q4) 충정아파트 외적으로 두 번째로 진행될 근대건축물 보존 프로젝트가 있다면 어디가 될 것 같나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충정아파트도 우연히 시작된 것이라 알 수 없습니다. 기회가 닿으면 어딘가 되겠죠?


Q5) 작가님 글을 읽다 보면 아현동 아니면 봉천동, 관악동이 주로 언급되었는데 그 이유가 있을까요?


아현동의 경우는 제가 처음으로 1년 반 이상 지속적으로 다니면서 기록을 했던 곳이었고, 변하기 전과 후의 과정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곳이라서 주로 언급이 되고 있고요. 봉천동을 포함한 관악구는 제가 서울로 상경한 이후 자취생활을 하면서 머물렀던 동네이자, 서울을 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 계기가 동네이기도 합니다. 서울의 개발사, 행정구역의 변화, 관할 구청의 지역구 브랜딩, 젠트리피케이션과 같은 이슈 등 다양한 주제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기도 하고요. 지속적으로 도시 변화에 대한 논의와 시각을 형성하게 하는 동네이기 때문이죠.



Q6) 재개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세요.


재개발에 대해서 의견을 나눌 때 찬성과 반대의 상황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각 입장에서 있는 이해관계자들의 상황을 이해하는 시간과 재개발이 진행되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물론 우리가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겠죠.


다만, 적어도 보이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하는 것은 지양했으면 합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많은 일들이 벌어지거든요. 이해당사자들 간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견이 하루아침에 변화하기도 하고,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날 때도 있고, 예상치 못한 죽음이 가까이에 오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 없이 무조건적인 비난이나 판단은 위험한 것 같아요. 각자가 주장하는 의견에 대해서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고 하더라도, 방향성에 대해서 충분히 논의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과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7) 젊은 청년가들 혹은 예술가들이 허름한 건축물을 저렴하게 구매하여 자신만의 작업실을 만드는 요즈음인데요, 그러나 현실은 재개발로 인해 제대로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떠돌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재개발 속에서 이 청년들을 도울 수 있을까요? (작가님의 무한한 생각 다 통용됩니다.)


ps.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청년 주택관련 사회문제 이슈였습니다.

SH(서울 주택) 외적으로 저렴하게 공가를 제공한다는 부분이 과연 현실 가능성이 있을지 착오 없이 객관적으로 질문하였습니다.


-


그런데... 처음부터 저렴한 임대료 때문에 해당 건물의 세입자로 들어간 것이 시작점이어서 그 원인이 재개발이라고 보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주로 저렴한 임대료로 구할 수 있는 곳들이 재개발 대상지로 변화되는 경우가 많으나 모든 곳이 다 그렇다고 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재개발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경우, 건물주가 미리 언급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이런 부분을 감안한다면 재개발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 건 더 신빙성이 떨어지죠. 이건 별개의 문제인 것 같고요. 공간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들이 생겨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예술가를 대상으로 하는 공간 지원정책이 비교적 적고, 그 외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에서 공간도 같이 지원하는 정책이나 제도는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도 완전 자세히는 모릅니다만 :)


Q8)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나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계속 마음속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한 프로젝트는 영등포구, 관악구, 구로구 지역을 좀 더 깊이 있게 파서 제가 바라보는 관점을 담은 수집 활동을 계속하고 싶고요. 관련된 책들도 지속적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ps.

전에 서울 수집님의 아현동 철거 현장 관련한 내용을

실제로 엿들은 적이 있었는데

사람이 살다 보면 지극히 그 동네에 정이 생기는 것은 물론

지나가는 길고양이와, 사람의 인적이 거의 없어서 계절적 변화(특히, 여름과 겨울)를 깊게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게 하였다.


내가 서울 골목투어를 할 수 있는 이유도

이분에게 영감을 받은 셈이다.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것들을

기록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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