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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혁 May 18. 2022

PH-1학개론

이 형은 심리철학자이다.


옛날 화학 공부했던 이과생들은 알거야. PH는 산성농도비율을 표현하는 하나의 척도였지. 7이 아마 중성이었을거야. +나 -로 갈수록 극명한 차이를 보였대. 심지어 난 찐문과라 물리, 화학을 포함하여 걷어차버렸지. 과학, 그 자체만으로 끔찍했어. 어쨌든 치원이형(일명 PH-1)은 자신의 이름 또한 하나의 척도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나 뭐래나. (사실 농도 조크랑은 관계가 없어.)


오늘은 조금 다른 컨셉의 아티스트를 선물해주고 싶어.

NERDY라는 의미를 들어본 사람들은 알거야.


일명 '호구', '찌질이'로 언급되는 참으로 말하기 뭐한 단어야. 치원이형은 스스로 너디라고 했대. 특히 사랑관계에서 스스로를 이렇게 언급하면서 반작용적인 상황을 표현했다고 하네. 해석하기 참 어렵지만 노래를 듣다보면 이 형이 무슨 노래를 시원하게 부르고 싶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거야. (사실 시원하지도 않아. 그저 하소연 하듯이 툭툭 던지는 늬앙스야. 그런 시퀀스로도 이어지더라.)


노래 종류는 참으로 많아.

그 중에서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노래 몇곡을 예시로 올리고 싶다.



PH-1 참 갈등이 많은 랩퍼야. 자기만의 목소리로 썰을 푸는데 내심 깊은 고민을 보여주듯하면서도 숨기는게 많아. 마치 캐리비안해적선이 보물을 숨기듯이 자신의 아지트를 보여주지 못한 것처럼, 비밀이 많은 형이야.


그래서 노래를 듣다보면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종종 언급하거든. 가끔 요즘 깻잎 논쟁, 소주 논쟁 등 괜히 불편한 기색 많은 논쟁을 만든 주범이기도 해. (그렇다고 나쁜 표현은 아냐, 그만큼 남들이 표현하지 못할 것들을 사실대로 스토리텔링할 때가 있어. 그게 이 형의 매력이야. 한마디로- 소소함에 더 듬직함을 부여 받은 노래 가사성이 일품이야)


무리야

몰라 나 바쁠지도 몰라 일단 난 빼고 잡아줘

분위기 흐리는 거 같아 미안하기는 한데

할 일이 참 많아서

매일같이 머리로 생각하기만 하고

또 실천하지 못한 것이 어느새 큼지막해

나 못지않게 너희도 바쁘고

꽤나 쌓인 일 많은 거 알아서 눈치 봐 소심하게

다음에는 꼭 꼭 내가 쏠 테니까는 돈 돈 집에 두고 나오면 돼

매번 이렇게 상습적인 입에 발린 내 말에 너흰 손가락을 올려 가운데


의의


평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서운한 점이 있는 사람들은 무조건 알거야. 그게 삶의 이치야. 더군다나 그런 삶의 회고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참으로 부질 없어. 우리는 그걸 NERDY, 일명 호구라고 부르기로 했어. 굳이 쓸데없이 인간 감성 관계에 시간 낭비를 한다고? 전혀 부질없어. 아니 그냥 의미가 없어.


그래서 무의미, 무근본, 무지성으로 쓴 글이 이 가사야. (진짜 무근본이래. 하지만 뮤직비디오를 보면 스스로 마스크를 쓰며 등장하지.)



여기서 난무하는 점이 두가지야. 실제 PH-1 와 가짜 PH-1 (일명 내면 속에 존재하는 상처받은 PH-1)이 서로 상반되는 역할을 표현하고 있어. 왜 만화를 보면 악마와 천사가 양 싸이드로 괴롭히는 것처럼 말이야.


여기서 맨투맨에 짙은 페도라 모자를 쓴 PH-1형은 한마디 해.

"나도 스스로 이해를 못 해.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상황을 만드는지 몰라."


그리고 미라 형태를 지닌 PH-1형이 또 한마디를 툭 던지지.


"우리 다음을 기약해. 사실 가고 싶어도 미쳐 성공하지 못한 내가 미안해서그래. 가오 잡아서 미안해. 내가 봐도 나 스스로 재수없어. 우리 모두 스스로 재수없어."


여기서 말하는 두명의 자아는 서로 해리성 인격장애 (일명 이중인격장애)를 겪고 있듯이 표현하고 있다. 한마디로 현대인들의 내심과 외면이 거짓이 섞인 페르소나를 이중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교훈


남들에게 꽤 있어 보이기 위한 페르소나 가면을 속상한 얼굴 위에 쓴 사람처럼, PH-1형은 그런 모습조차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현대인을 모방하고 비판한다. 한편으로 아쉬우면서도 씁쓸한 현실 사회를 비판한다. 그리고 여전히 깨닫지 못한 사람들을 비난한다.


그의 일관적인 행태를 사회의 한 조직으로 표현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그의 속 뜻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사실 힘들다. 사람을 못 고치듯, 스스로도 못 고친다. 그게 인생이었다고 한다.


Like Me

뒤바뀐 삶에

한줄기 밝은 색의 원이 그림자를 채웠고

나를 둘러싸던 안개는 개였어

혼자였을 때의 발걸음은 계속 꼬여


의의


모든 사람들 다 그런듯, 세상 살아가다보면 크게 체념하는 날이 한 번 던져짐. 그런 날이 바로 이런 날임. 저 뮤직비디오 커버를 잘 보면 장소가 쓰러져가는 터널이다. 사실 이 터널은 ph-1가 가장 좋아했던 아지트 중 일부라고 한다. 하물며 자신의 예술과 미래에 대한 철학 관념이 바뀐 곳 중 하나라고 한다.


사람이 머문 자리가 아름답다고 하던 그러한 동네를 찾아가니 이러한 장소를 맞이할 수 있다고 하네.

당신들이라면 어떠한 장소에서 어떠한 노래를 부를 것인지 이 형은 스스로 열린 결말을 제시해 준다.


여기서 Like me 란 의미는 나를 좋아해달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실 '나와 같은', 혹은 '나처럼' 이라는 역설적인 펀치라인을 펼치고 있다. 한마디로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근본적으로 나처럼, 나와 같은 사람이 되려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해야하는지 그 근거를 여기에 남겨주고 있는 셈이다. ㅇㅋ?


결론


이 노래는 사랑 노래가 아니야. 잘 들으면 인생무상에 잠긴 여러분들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도록 일깨우는 노래란다.


살아가면서 나를 진득하게 사랑해본 적 있는사람 있을까. 나르시시즘 그런거 말고. 근본적으로 나답게, 나를 위해, 나에 의해 사는 주체적인 삶에 대해 갈망하는 여러분들에게 바치는 노래이다. 꼭 들어봐. 노래 진짜 좋아.


다음에는 슈프림팀으로 가보자. 쌈디가 땡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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