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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옥 Aug 15. 2024

지금은 새벽4시 30분

작업실  창문앞 손님

밖은 깜깜하다. 책상앞에 앉아 드로잉을 하려고 준비중에 들려오는 귀뚜라미소리가 매우 잔잔하게 귓가에 맴돌고 있다. 순간 창문을 활짝 열어 젖히니 커다란 나무 줄기가 스텐드 불빛에 비춰 커다란 형상으로 내앞에 다가왔다.


마치 나에게 왜 이제야 나를 바라보느냐고 하면서 할말이 있는듯 나에게 덥석 안기는 듯 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방충망문을 닫아 경계선을 나누었다.

그만 나에게 더이상 넘어오지마.

난 지금 매우 피곤하고 몸이 아파 견딜 수가 없어 하며

몸이 그형상을 막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창문은 닫고싶지 않았다. 지금도 내옆에 커다랗게 얼굴을 내밀며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바라보고있다.

하지만 나는 쳐다보지 않는다.

그리고 귀뚜라미 소리를 듣는다.

소리는 끊김없이 집요하게 같은 음을 연이어 반복적으로 내고 있다.  


어떻게 소리가 일률적이지?라는 생각과 함께 그소리에 내마음의 주파수를 맞춰본다.

그리고 곧 내옆에 있는 커다란 형상물은 잊어버린다.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잊혀질 수 있는걸까? 짧은 순간 생각하고 있으니 귀뚜라미의 연이은 음절 속에 간혈적으로 마치 박자를 맞추듯. 뚝뚝하고 떨어지는 굵은 물방울소리가 들린다. 비가 안오는 상태이니, 아마 나무나 건물등에 맺혀있던 물이 떨어지나보다.


또다른 소리가 들린다. 맹맹거리는 소리가 마치  맹꽁이가 우는? 여기는 시골이 아니고 도시지만,  맹꽁이를 한번도 본적이 없고 소리를 들은적도 없었지만 그냥 그렇게 그소리에 대한 표현을 하고싶다.

그런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반복적이지는 않다. 같은음을 계속 이어지게 내는 소리라고 해야할까? 그래 끊이지 않고 있다.

마치 내 심장박동처럼.

질긴 생명력의 소리에 곧. 창 문을 닫고 싶었다.


하지만 곧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내귀에 들린다.

트럭이 시동을 거는 거친 소리도 들린다.

아마도 쿠팡 새벽배송 차량소리인지도 모르겠다.


조금씩 귀가 열리는걸까?

이런저런소리에 귀를  일부러 기울이지 않았지만,

나는 나를 바라보고 있던 나무형상에 대해 까마득하게

잊고 말았다.


나의 신체는 필요한것에만 반응하나보다.

거부할 권리를 잘 행사해 주는 나의 신체에게 감사.

오늘하루도 새벽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Good morning. every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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