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불합격 통지를 받던 순간, 귀를 의심했다. 필기 89점, 기능 100점을 받은 나였다.
한 번에 합격할 거라는 자신감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괜찮아요, 다음에 더 잘하실 거예요"라는 시험관의 위로가 오히려 더 가슴을 쓰리게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창밖만 바라보며 속으로 되뇌었다.
'나도 할 수 있어. 다음에는 꼭.'
두 번째 시험. 더 꼼꼼히 준비했다. 좌회전 각도, 사이드미러 확인, 신호 대기 시 정지선 위치까지.
그런데 또 불합격. 이번엔 화가 났다.
나보다 운전을 못하는 것 같은 다른 응시자들은 합격하는데 왜 나만? 시험관이 더 깐깐한 걸까?
내 운이 나쁜 걸까? 불공평하다는 생각에 며칠을 분노로 보냈다.
그리고 세 번째 도전. 의외로 마음이 평온했다.
두 번의 실패로 이미 최악은 경험했으니까. 시험 전날에는 참관을 신청해 다른 사람들의 시험을 지켜봤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실패한 사람들은 모두 긴장으로 굳어 있었고, 합격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차이는 기술이 아니라 친숙함이었다.
세 번째 불합격 후, 시험장을 나오며 웃음이 났다.
이상하게도 처음과 달리 좌절감이 크지 않았다.
오히려 깨달음이 찾아왔다.
면허증은 단순히 운전할 수 있는 기능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도로 위에서 지켜야 할 규칙과 책임, 다른 운전자들과의 조화로운 공존을 알아가는 과정에 주어지는 것이었다.
처음에 나는 면허증을 단지 기술의 문제로만 봤다.
핸들을 돌리고, 기어를 바꾸고, 브레이크와 액셀을 조작하는 능력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 번의 실패를 거치면서 깨달았다.
운전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 위 모든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고, 면허증은 그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신뢰의 증표였다.
세 번의 실패가 내게 가르쳐준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이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책임과 배려가 필요한 사회적 행위라는 사실이었다.
매번 도전할 때마다 이 통찰은 더 깊어졌고, 도로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불합격이라는 비키(Biki)가 사실은 내 인생의 러키(Lucky)였다. 때로는 우리가 가장 원치 않았던 결과가, 가장 필요했던 교훈을 가져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