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어른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 되고 싶지 않아도 성인이 될 수밖에 없다.
미성년자를 벗어나 성인이 된다는 건 나의 모든 행동, 말, 선택들의 책임이 분산되지 않고 나에게 안겨진다.
오늘 어른이 되어있기를 바랐던 어제의 나.
어제의 나에게 미안하게도 지금의 나는 여전히 소녀인 채 벗어나지 못한다.
어른이 된다는 과제는 또다시 내일의 나에게 넘겨주고는 겉모습만 어른인 채 말 그대로 어른인 탈만 쓴 채 살아간다.
다름을 이해받지 못하는 사회의 시선은 생각보다 따갑고 아프다. 하지만 그들에게 아파 보여 선, 약해 보여 선 안된다. 그래서 그 어른이란 가면은 더 단단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습은 가을철 밥상 위에 올라간 꽃게 같았다.
새빨갛게 단단히 익은 겉 껍데기는 깨지기 쉬워 그 누구에게도 쉬이 살이 발라지니 빨간 껍데기가 더 단단해 보이려 애를 쓴다. 익기 전 푸른 껍데기로 보이는 옷을 입고 따뜻한 온도를 속이기 위해 찬물에 들어가 내 살을 얼려 보인다. 차가운 어른으로 나 자신조차 속여버린다.
깨지기 쉬운 껍질 속 속살이 드러나서야 아픈 속살이 마음까지 연결되어 어린아이가 그때서야 마음에서 나와 부끄럽게도 그 자리에서 엉엉 울기 시작한다.
그 껍데기에 가려하지 못한 말들을 쏟아내고 난 후의 어린아이는 부서진 껍데기 안으로 다시 들어간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야만 한다.
그랬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