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
나는 중국, 북한, 대한민국 혼혈, 20대 여자이다.
내 외할머니는 탈북하시고 중국에 자리를 잡아 중국인인 외할아버지를 만나 다섯 남매와 늦둥이인 우리 어머니를 낳으셨다.
그리고 우리 엄마는 24살에 한국으로 와서 자리를 잡고 한국인인 우리 아빠를 만나 나와 오빠를 낳게 되셨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
애매하고도 누구도 찾지 않는, 평범함에 속아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온도인.
나에게 미적지근하다는 건 겉으로 드러난 외모적인 부분에서는 혼혈의 티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느 정도냐면 내가 잊은 채 살다 엄마가 중국어를 아무렇지 않게 읽고 있을 때 아 맞다. 하며 기억나는 수준이니 누가 의심을 할 수 있겠나 싶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지만 내게 이 비밀은 어릴 적 굉장히 힘든 부분이었다.
겉으로 보이는 다른 점은 없지만 친구 사이가 깊어가면 느껴지는 거리감이 마치 나 자신 혼자를 외톨이로 만들기 좋았다.
어릴 적 나와 다르다는 건 쉽게 이상하게 낙인찍히기 좋았고, 그들의 유대감을 형성하기에 제격이었기에 같이 보다 혼자를 먼저 배웠다.
거짓말을 하면 어울릴 수 있지만, 왜인지 거짓말은 나 자신을 부정하고 속이는 것만 같아 힘들었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혼자가 되었다.
한국은 특별함을 좋아하는 척 하지만 특별함이 아닌 특출남을 좋아한다.
특출남을 좋아하면서, 남이 특출 나는걸 배 아파하며 견디지 못해 한다.
그래서 내 특별함은 가면을 쓴 사람들 앞에선 별거 아니게 되지만 가면 안의 얼굴은 배척이라는 글자가 새겨진다.
내 특별함은 다른 특별함을 받아들이기 수월해지는 장치가 되었다.
내 특별함은 훈장이 아닌 흉터가 될 때가 있기에 그들의 특별함을 평범함으로 안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