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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샘 Dec 14. 2022

사랑하는 어머니께

연하장 15장을 샀습니다. 가장 멀리 제주에 사는 지인에게까지 14장을 쓰고 나니 한 장이 남습니다. 이 한 장을 누구에게 보낼까 주소를 검색해 보면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기도 하고, 수없이 많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시골집에 홀로 계신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늘 안부 전화를 드리지만 그래도 연하장을 받으시면 반가워하실 것 같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학교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셨지만, 어깨너머로 한글과 숫자를 배워 글을 읽으실 줄 압니다. 나는 어머니가 읽으시기 쉽게, 초등학생처럼 또박또박, 크게 글씨를 씁니다. 어릴 땐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사흘이 멀다 하고 편지를 썼던 어머니께 수십 년 만에 편지를 씁니다.

한 번도 입으로 고백하지 못한, 그러나 언제나 진심인 ‘사랑하는 어머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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