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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샘 Apr 22. 2023

브런치에 오랫동안 글을 안 쓰면 일어나는 일

꽤 오랫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았다.(‘못했다’라고 하기엔 핑계가 궁색하다.) 그동안 강의 준비하랴, 매주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강의하랴, 집안 행사들이 연이어 겹치고, 코로나로 주춤했던 모임들까지 겹치고 보니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그래도 ‘브친’들의 글은 계속 올라오고 있어 브런치는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확인시켜주었다. 나는 짐짓 그 글들도 외면했다. 그랬더니 급기야는 브런치에서 뭐가 하나 ‘날아왔다.’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운운.     


표현은 완곡하고 정중하지만 내겐 이게 꼭 ‘경고장’처럼 느껴졌다. 예전에 학교에 있을 때, 무슨 시국선언에 이름 석 자 올렸다고 경고장이라는 걸 받았던 ‘더러운’ 기분이 살짝 올라왔다. 

‘아니, 지가 뭔데 글을 쓰라 마라야?’

그러다가 ‘근육’에 눈길이 머문다. 그러고 보니 근육 운동도 한동안 안 했다. 결국 시간이 없다는 것은 철저히 핑계다. 아무래도 습관의 문제다. 매일 꾸준히 일기를 쓰다가 안 쓰기 시작하면 며칠 치를 몰아서 쓰다가 나중에는 그마저 그만두곤 했던 기억이 무수하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근육 운동을 하는 것도 그와 다르지 않은 듯하다. 

브런치의 경고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이 시간이 조금도 조급하거나 불안하지 않은 것을 보면, 시간이 없다는, 혹은 시간이 아깝다는 핑계로 ‘하지 않은’ 일들이 너무도 많았음을 돌아보게 된다. 이제 브런치에 글 쓰는 일도, 근육 운동도, 일기를 쓰는 일도, 1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는 일도 다시 시작해야겠다. 새해 첫날의 약속은, 실은 1년 365일 매일의 약속과 다르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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