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샘의 詩
쥐똥나무는 가로수로도 많이 심고, 아파트 단지 안에 낮은 울타리 대신 심기도 하지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추위나 더위나 가뭄에도 잘 견디는, 작고 보잘것없게 생겼지만 강인한 나무입니다. 요즘이 한창 쥐똥나무 꽃이 피는 시절이지요. 그 향기는 라일락이나 장미에 결코 양보하지 않을 정도로 달콤하고도 진합니다.
쥐똥나무라는 이름은 그 열매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진짜 열매가 쥐똥처럼 생겼거든요. 사실 나무에게 본래 이름이란 게 있었나요. 사람들이 붙여 준 것이지요. 향기에 비하면 이름이 좀 가혹합니다. 나무야 본래 이름이 없으니 상관하지도 않겠지만요. 사람들 중에도 이름(출신)이나 외모가 보잘것없어도(그 ‘보잘것’이라는 기준도 지극히 자의적이지만) 인품이나 지혜가 뛰어난 이들이 있습니다. 쥐똥나무처럼 말이지요...
[군더더기]
백과사전을 보니 쥐똥나무 열매는 당뇨병을 비롯한 고혈압, 양기 부족, 이명증 등에 효과가 있는 약초로 알려져 있다고 하네요. 특히 남자들 O력에 좋다고 ‘남정목’이라고도 불린답니다. 나무는 단단하여 도장이나 지팡이로 제격이라니, 버릴 게 없는 나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