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생각

긴 연휴에 나를 유혹하는 것

by 말상믿


설 명절 긴 연휴가 시작되어 조금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제는 저 자신에게 진날입니다. 아마 오늘도 질 예정입니다.


예전 같으면 시댁에 갈 마음으로 명절 준비를 했을 테지만 작년에 아버님이 돌아가신 뒤로 이제는 시댁에 미리 갈 일이 없어지니 마음에서 뭔가 시원함보다는 허전함이 느껴집니다.


어제는 긴 연휴, 설날을 제외한 휴일에 집에서 먹을 음식 장을 보고 들어와 저녁 식사 후 딸들이 달콤한 제안을 합니다. 평소 같으면 남편과 둘이라 차 한잔하고 각자의 하루를 정리하며 저녁시간을 보내는데 딸들이 넷플릭스를 보자며 얘기를 꺼냅니다.


오래간만에 휴일도 길겠다 가족들이 모두 보겠다고 하니 저녁에 하는 루틴들을 다 접어놓고 넷플릭스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JTBC에서 하는 [옥씨 부인전]


드라마를 자주 보지 않지만 한번 재미에 푹 빠지면 전 회차를 다 봐야 끝이 나기에 쉽게 시작도 하려 하지 않지만 딸들의 권유로 시작된 넷플릭스 시청이 저녁 8시에 시작하여 새벽 5시가 되어서야 겨우 TV를 끄고 잠을 청했습니다.


마지막 종영을 앞두고 있는 이 드라마를 그동안 어떻게 한 번도 못 봤을까 생각하며 계속 이어 보기를 했지만 16부작이라 반도 못 봤다는 것.


넷플릭스는 전 회차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너무 장시간 사람을 그것에만 집중하게 해 시청이 끝난 다음에 느끼는 무력감은 또 큰 단점인 것 같습니다.


시작은 딸들의 권유로 시작했지만 중간에 딸들은 다 들어가고 끊지 못하고 새벽까지 이어서 본 것은 저와 남편입니다.


평소 같으면 일어날 시간에 잠을 청했으니 다음날 루틴은 말 안 해도 아시겠죠. 푹 자고 일어나지도 못했는데 일어나니 9시입니다. 평소보다 잠을 못 잤으니 피곤한 건 당연하고 하루는 또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오전에 밥 먹고 운동하니 끝이고 오후 잠깐 앉아 블로그에 글을 쓰려고 하니 졸음이 몰려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어제까지 봤던 [옥씨 부인전] 회차에 이어 오늘 또 이어 보고 싶은 마음에 자꾸 흔들리는 저를 보게 됩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드라마 시청으로 인해 계획한 일정이 모두 어긋나고 있습니다.


연휴도 길고 때로는 이런 날도 있어야지 하는 자기 합리화를 하며 이어볼까 하다가도 엉망인 루틴에 피곤하고 너무 장시간 TV 시청으로 인한 무기력감을 느끼니 마음이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재미를 선택할 것인지 계획한 루틴을 지킬 것인지.


자신 스스로 내적 동기가 강하고 꾸준히 실행하는 것을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도 이런 재미에 쉽게 빠져 금방 루틴이 망가지는 거 보면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은 자신 스스로 동기부여하지 않으면 쉽게 유혹하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넷플릭스며 유튜브 숏츠며 게임이며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으니 공부하는 학생도 그렇고 직장을 못 구한 취준생들도 이런 유혹으로부터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들까 싶습니다.


분명 저 역시 나를 알기에 오후 시간이 지나고 다시 저녁이 되면 남은 회차를 볼 것입니다. 한 번 시작한 것은 끝을 내야 직성이 풀리고 궁금한 것을 잘 못 참으니 다시 TV 시청 모드로 들어갈 것입니다.


시작했으니 끝을 내겠지요. 그래서 무엇이든 시작이 중요합니다. 어떤 시작을 하느냐에 따라 그 시작에 대한 결과를 볼 것이니 기왕이면 저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것들을 시작하고 장착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긴 연휴가 이어지고 본의 아니게 주어진 명절 전 자유가 루틴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매번 그러는 것이 아니니 재미를 추구하는 연휴가 될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깨진 루틴이 며칠 동안 계속되지 않기를 다짐해 봅니다. 휴일은 지속하던 루틴이 깨지기에 좋은 유혹들이 넘쳐납니다. 그것도 긴 연휴는 더 하지요.


가족들과 좋은 시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자신 스스로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휴일의 재미가 그동안의 루틴을 방해하고 나태함에 빠지지 않도록 저 또한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즐겁고 행복한 설 연휴도 소중한 시간이니 적절히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함을 느낍니다.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He can do she can do whynot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