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과 결정의 순간을 마주한다. 아주 작은 것부터 혼자 감당하기 힘든 큰 문제들까지 다양한 일들은 항상 존재한다. 분명 인간이라면 더 나은 인생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하루의 시작도 작은 선택과 결정들로 시작된다. 아침에 기분 좋게 일어나는 것도 내가 선택할 수 있고 하기 싫은 운동도 할지 말지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 우리의 삶 자체는 늘 작든 크든 사는 동안에는 매일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한다.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수도 없다. 그저 내가 한 선택과 결정에 따른 책임이 있을 뿐이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에서도 비슷한 말씀을 들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자기가 선택한 대로 사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는 것은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십을 먹고 보니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는 어떤 선택들을 하면서 여기까지 왔을까를 생각해 본다. 말로는 쉽게 표현되는 이 선택과 결정이 그 순간순간에는 늘 복잡하고 어렵고 힘들게 느껴진다. 선택과 결정을 표현하는 글들은 모두 비슷하고 정확하다. 모든 선택은 자신의 몫이며 그에 대한 결과 또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평소에도 자주 그런 말들을 주고받는다. "네가 결정해"" 너 뜻대로 해""너의 선택에 따를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 아닌가? 우리는 작은 선택과 결정도 상대방에게 미룰 때가 많다. 음식점에서 메뉴를 시킬 때도 '나는 아무거나 괜찮아. "네가 알아서 시켜" 어디를 갈 때도 "나는 아무 데나 좋아. 너희들이 가자는 대로 갈게" 이런 말을 하는 의도 뒤에는 어떤 마음이 숨어 있는 걸까? 회피성? 아니면 결정 부족? 아니면 귀찮음? 그것도 아니면 책임회피? 그게 뭐가 됐든 우리는 자주 선택할 권리를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
가끔 홈쇼핑 의류 방송을 볼 때면 쇼호스트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시청자들이 올려놓은 바로톡을 읽고 대답하는데 무슨 색을 사야 할까요? 하는 질문에 쇼호스트는 색상을 추천해 준다. 물론 전문가에게 물어 그중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색상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나 매번 방송 때마다 같은 질문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확실히 자신의 선택을 미루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얼굴색과 이미지가 모두 다른데 직접 보고 추천해 주는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쇼호스트가 네이비가 이 중에 제일 예쁜 것 같다고 하면 그 색에 주문이 몰리고 된다. 나 역시도 선택에 있어 온라인 상품 구입 시 리뷰를 많이 활용한다. 써본 사람들의 경험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또 어떻게 생각해 보면 그런 리뷰에 자꾸만 의지하다 보니 자신이 선택해야 하는 문제들에 있어 작은 것도 큰 것도 내가 몰라서 실패하는 것보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실패하지 않을 안전함을 선호하게 된다. 분명 거기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실패하지 않아 좋을 수 있으나 길게 보면 보이지 않는 나의 선택의 경험을 소극적으로 제한하는 것도 있다.
2년 전 나는 인생의 큰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었다. 선택과 결정이 어려워 몇 달을 고민하고 내린 결론이었다. 물론 그 선택과 결정에 따른 결과를 맛보고 있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그때의 선택이 최선은 아닐지라도 후회하지는 않는다. 21년 주식과 부동산 광풍이 일었다. 일을 그만두고 시작한 재테크 관련 공부를 하다가 주식과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게 되었다. 처음 주식을 시작할 때만 해도 수익이 나서 꽤 재미가 있었다. '와. 이런 게 자본주의 시장의 돈이라는 거구나. 왜 이걸 이제 알았을까'를 느끼며 투자를 이어가다가 22년도부터 시작된 주식 하락으로 인해 지금도 원금 회수를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부동산 투자에도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다가 21년 10월에 부동산을 구입하게 되었다. 물론 100% 투자라고 하기보다는 남편이 사업을 하고 있고 공장을 임대로 쓰고 있었기 때문에 임대료를 낼 형편만 된다면 굳이 남의 공장에 임대료를 주느니 우리 공장을 사자라는 좋은 생각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게 되었다. 구입 당시 부동산의 경기가 좋은 편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디 인생이 다 계획대로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있던가? 부동산을 구입하고 얼마 되지 않아 대출 이자가 오르기 시작했다. 부동산을 사면서 얻은 대출금의 이자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지금까지도 그 이자는 높은 금리로 유지되고 있다. 생각해 보면 부동산을 구입할 당시만 해도 이런 결과가 나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내 선택과 결정대로 순탄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나는 지금 그때의 나의 선택과 결정들의 결과를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다. 이자가 천정부지로 올라 고민하다가 결정을 내렸다. 결정을 내리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이자였다. 2018년 운 좋게 신도시에 입지 좋은 아파트를 분양받게 되었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고 온전히 기분을 다 느끼기도 전에 나는 2022년도에 살고 있던 아파트에서 지금 사는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그것도 월세로 말이다. 천정부지로 오른 대출이자를 다 감당하기가 버거워 살고 있던 아파트를 월세를 주고 우리도 월세를 사는 방법을 선택했다. 월세를 받아 사는 집 월세를 해결하고 남은 돈으로 대출이자에 보태는 식의 계산을 하고 선택한 결정이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선택과 결정을 마주한다. 그 선택과 결정이 잘한 것이든 못한 것이든 그것에 따른 결과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지금도 가끔은 생각해 본다. 그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입주한 새 아파트에 이사라는 선택을 하지 않았어도 됐을 것이고 대출에 대한 이자로 무게를 느끼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후회한다고 모든 것은 해결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선택에 대한 결과를 책임질 뿐이다.
생각해 보면 꼭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사를 결정할 때 오롯이 이자에 대한 무게만은 아니었다. 남편의 출퇴근이 가까운 곳으로 이사하는 장점도 있었고 남편이 그것을 원했기 때문에 나름 편안하게 다닐 수 있고 남의 공장이 아닌 내 건물에서 안정을 가지고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어떤 선택과 결정에서 그것이 당장은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꼭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어려움이 있으면 그 또한 지나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세월은 참 빠르다.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이제는 또 다른 선택과 결정을 할 때가 다가왔다. 다시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2년을 더 연장하고 지켜볼 것인지. 두렵고 힘든 삶을 만나면 내 생각부터 변화해야 한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삶도 변하지 않는다. 한 번의 선택과 결정이 두 번의 선택과 결정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자신이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
사람을 바꾸는 3가지 방법에는 시간을 달리 쓴다. 사는 곳을 바꾼다. 새로운 사람을 사귄다. 이렇게 세 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잘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어떤 선택과 결정으로 이 3가지를 모두 하는 운 좋은 사람이 되었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사는 곳을 바꾸게 되었고 그로 인해 시간을 달리 쓰고 있다. 그리고 시간을 달리 쓰면서 이 또한 새로운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나는 사는 곳을 바꾸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평소처럼 지냈다면 별생각 없이 하루를 보내며 지루해하고 있었을 테지만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하면서 홀로 남은 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지금 나에게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느끼면서 나를 찾는 시간을 갖고 있다. 변화는 늘 두려움이 앞선다. 그것도 한 번도 겪지 못한 변화는 두려움으로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그 변화를 용기 있게 받아들이고 나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세상에 옳은 선택은 없다. 그렇다고 틀린 선택도 없다. 그저 어떤 선택과 결정을 내렸다면 그것은 그 당시의 나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선택과 결정을 할 당시에는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지, 잘못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고민도 되고 결정을 미루게 되기도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할지라도 선택과 결정을 한 다음에는 결과에 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모든 선택과 결정은 나의 몫이기 때문이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합시다^^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