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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상믿 Jun 20. 2024

진돗개 탄 이를 소개합니다


우리 가족의 일상 중에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가족 탄 이를 소개합니다.

우리 탄 이는 요



남편 공장에서 키우는 강아지랍니다.

나이는 2살이고요.

진돗개랍니다.



그래도 처음 분양받아 데려올 때

나름 족보 있는 강아지라고 혈통서도 주었는데요.

어떤 경로로 이런 혈통서를 발행하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어쨌든 멋진 블랙탄이랍니다.



처음 공장에 올 때만 해도 너무 작고 

일찍 엄마를 떨어져 이곳에 와서 그런지 

겁도 많고 처음에는 엄청 기본을 몰라 

제가 '개망나니'라고 부를 정도였어요.



사람을 보면 달려들고 꽉 물진 않지만 

자꾸 입질을 해서 잔 상처가 많이 나기도 했답니다.



6개월에 중성화 수술도 마쳤고

이제 2년을 넘어가니 

어엿한 중견의 모습으로 늠름하답니다.



말하면 알아듣고 회사 사무실에 들어갈 때면

자동문을 보고 '눌러' 하면 몸을 일으켜 

앞발로 누르고 들어갈 정도로 많이 똑똑해졌는데요.

처음에는 계단도 못 올라가는 겁쟁이였답니다.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차멀미는 

차차 좋아지겠지요.

차만 탔다 하면 개 멀미를 하는데

콧물, 눈물, 토하고 난리가 나서

예방접종이나 진찰을 하러 갈 때면

한 번씩 난리를 치러야 한답니다.



그럼에도 우리 탄 이는 든든하게 

공장을 지키며 유유자적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느 때에는 사람들이 모두 퇴근하고 난 공장에

혼자 남겨있어야 하는 탄 이가 불쌍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공장에서 키울 요량으로 데려온 아이라

집으로 데려오는 것도 쉽지 않답니다.



이제 공장 넓은 마당에서 하고 싶은 거 하고 

뛰어놀고 쥐도 잡고 하는 일상이 적응이 되었는지 

한 번씩 집에 데려와도 불편한 티를 팍팍 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공장으로 데리고 간답니다.



공장 뒤 야산 공터에서 뛰어노는 탄 이는 환상입니다.

점심때나 퇴근 전 산책 시키려고 

야산에 올라가 산책을 시킬 때면

온 세상 다 가진 것 같은 개 부러움이 있습니다.

물론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니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요.



처음 올 때만 해도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 제법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안정을 찾고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데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는 공장에서 개를 키운다고 했을 때 

강하게 반대한 1인이었거든요.

혼자 있어야 할 시간도 많고 

잘 관리하지 않을 거면 

아예 키우지 않는 게 낫다는 생각이었거든요

탄 이는 지금 저희 가족에게  

많은 기쁨을 주고 있는 아이랍니다.



작년 12월 말에 18년 키우던 별 이를 

무지개다리 건너보내고 

한동안 마음이 안 좋아서

집에서는 강아지를 키울 마음을 갖지 못하고 있지만

공장 가서 탄 이를 보고 있으면 

그 허전함이 채워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18년 키웠던 별 이도 하늘나라 가기 하루 전까지 

노환으로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건강하게 살다가 

하루 전부터 경련 일으키고 

딱 하루 앓고 가서 

보낼 때 마음은 너무 아팠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좋은 기억 줘서 감사한 마음으로 

잘 보내 지금은 마음이 편하답니다.



비록 한 집에서 매일 보는 탄 이는 아니지만 

공장에서 남편과 딸에게 

그리고 직원들에게 

사랑받고 잘 지내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별 이가 우리에게 와서 건강하게 18년을 살다가 

하늘나라로 간 것처럼 

탄 이 도 우리와 함께 건강하게 잘 지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나라의 애견 인구가 

1500만 시대를 열었다고 하는데요. 

애견 인구가 늘어난 만큼 버려지는 유기견도 

많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공장 뒤 공터에도 한 번씩 산책시키려고 가보면 

버려진 유기견들이 다니는 모습을 종종 보는데요.

그럴 때마다 참 안쓰럽습니다.



좋을 때만 가족이 아닌 

아프거나 병들어도 끝까지 책임지는 

반려 문화가 얼른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이지요.



반려견 견생의 삶도 극과 극인 것 같습니다.

어떤 강아지는 호화롭게 강아지 유치원 가고 

특별 서비스를 받는가 하면

어떤 강아지는 저렇게 버려져 먹을 것을 찾아 

유기견으로 도망을 다녀야 하니

참 인간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견생의 삶도 달라지는 것 보면 

책임을 질 수 있는 마음이 아니면

정말 애초에 키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우리 탄 이는 호화롭게 유치원 가고 

특별 서비스를 받는 견생의 삶은 아니지만

나름 잘 살고 견생 다운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말 공장 텃밭에 가면 

공을 물고 와 마당에서 놀아달라는 통에 

10분은 함께 뛰어줘야 하는 탄이지만

탄 이가 있어 또 웃고 즐거운 우리 가족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합시다^^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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