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흐린 하늘이
지금 제 마음 같습니다.
뚜렷한 색도 없고
무어라 표현하기도 어렵고
금방이라도 비를 쏟을 것 같은.
늘 앞으로 나아가려 노력하지만
때로는 뒤로 후퇴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무심코 한 행동에도
마음속 질책을 하게 됩니다.
어제와 크게 변한 것도 없는데
하는 것마다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이런 날은
어김없이 단단했던 마음도 무너지기 일쑤입니다.
작은 것에도 충만한 마음이 들어서
자신이 좋을 때가 있는가 하면
별일 아닌 일에도 감정을 쓰고
자신을 깎아내리기도 합니다.
겉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는 싫지만
마음 한편은 이미 어떤 마음이 잠식해
자신이 싫어지기도 합니다.
그런 마음이 무엇 때문이고 왜 생겼는지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감정 변화를 겪습니다.
작게 든 크게 든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감정 변화로 힘들 때가 있습니다.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인정하는 일은
쉽지가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거짓 없이 들여다봐야 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어려운 상황에도 기분을 잘 컨트롤하고
감정 조절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럽기도 하고
저 역시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한참 부족한 자신을 느낄 때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글에는 글 쓴 사람의 성향이 보인다고 합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는지
글을 읽다 보면 그 사람 특유의 문체에서
받는 느낌 때문이겠지요.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무게를 지니는 것 같습니다.
말은 순간 잘못했어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잊히기도 하고
다른 말들에 의해 순화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글은
어떤 무게를 가지고 남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보다
글을 쓰기 어려워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
매일 아침 남편의 루틴대로
일상에 반복되는 뉴스를 들으며
갑자기 마음이 답답해졌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듯 식사를 하면서도
자꾸만 텔레비전 음성이 귀에 꽂힙니다.
문득 어제 쓴 글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연일 뉴스에서는
폭우 피해로 인한 피해 상황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재민이 전국적으로 발생한 시점에
너무 나의 일상에만 매몰돼
사회 현상에 공감하지 못한 글을 쓴 것은 아닌지
저의 부족함을 봅니다.
일상이 무너진 처참한 현장을 보니
마음이 안 좋습니다.
집중적인 극한 호우가 일상이 된 지금.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재해가
남일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어려움을 겪는 이재민들이
빠른 수해복구와 추가적 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자신의 일상 글을 쓰다 보면
일상을 돌아보며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무심코 쓴 글로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는 않을까?
나의 생각이 너무 내 안에 매몰돼
우물 안에 개구리가 되는 것은 아닌가?
이런 마음을 채우기 위해
책을 통해 지혜를 얻으려고 하지만
이런 부족함이 쉽게 채워지지는 않습니다.
시간과 반복된 학습.
여러 경험들이 어우러져
조금 더 나은 좋을 글을 쓸 수 있겠지요.
이런 마음에 함몰되지 않으려 글을 씁니다.
글을 쓰면서 어제의 저를 반성해 봅니다.
소설가 김연수는 글 쓰는 일이
"아랫도리 벗고 남들 앞에서 서는 것"이라는
다소 강한 표현을 썼다는 글을 봤습니다.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생각과 부족함이 느껴져 창피하고
그럴 때마다 무엇을 위해 글을 쓰나
의미를 돌아보게 합니다.
글 쓰는 사람이 느끼는 무게에서 나온 말이겠지요.
어설프게 책 한 권을 내고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여전히 글을 쓰는 것은 어렵습니다.
매번 글을 쓰면서
이런저런 상황을 모두 신경 쓰고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마음에 걸릴 때가 있습니다.
마음에 걸리면 삭제하면 될 일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의 삭제로
마음이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는 글이 아니어도
자신의 기록에 솔직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래야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글을 쓰는 사이
하늘은 조금씩 빛을 보이며 밝아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
어둠이 있으면 밝음도 있습니다.
자신의 일상에만 매몰돼 글을 쓰기보다는
사회 현상에도 조금 더 기울이며
나를 넘어 사람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글쓰기를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