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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생각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

by 말상믿


아침 마라톤을 뛰면서 문득 든 생각입니다.



자신이 매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3가지를 보면 3년 후 5년 후 그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을지가 대략 그려집니다.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든 아니든 자신의 하루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3가지는 분명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침 마라톤을 뛰다 보면 매번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이하게 일부러 기억하려고 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게 됩니다.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매번 그 사람을 만나다는 것은 그 사람 역시 자신만의 루틴대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일 것입니다. 짧은 시간으로 하루를 판단할 수 없지만 그 사람이 쓰는 시간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3가지는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매번 만나는 분은 세 분이 있습니다.

한 분은 3~40대로 보이는 여성분입니다. 아마 출근길인 것 같습니다. 진한 향수에 원피스 차림입니다. 검정 원피스를 즐겨 입는 분입니다. 봄부터 여름까지 줄곧 블랙 원피스에 매번 같은 향기가 납니다. 그분도 저도 한 번씩 같은 장소에서 만나면 곁눈질로 '오늘도 또 만났네' 하는 무언에 참견을 하게 됩니다. '오늘도 여전히 검정 원피스를 입었네. 이분은 이 향수를 참 좋아하시는 분인가 보다' 혼자 뛰면서 생각하게 됩니다.



또 한 분은 4~50대로 보이는 여성분입니다. 검은색 위아래 러닝복을 입습니다. 여름 내내 더울 만도 한데 저랑은 반대로 매번 긴팔 러닝복에 검은색 모자 거기에 얼굴 검정 천 마스크까지 하고 마라톤을 뜁니다. 제가 10킬로 뛰는 지점에서 정확히 저와 반대로 뛰고 오는 길에도 반대로 만나는 분입니다. 자세도 안정적이고 속도도 일정하며 매번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만납니다. 같이 마라톤을 뛰고 있어서 그런지 진한 동질감도 느껴 만날 때마다 '오늘도 나오셨네'라는 마음에 인사를 하며 지나치게 됩니다. 저는 매일 마라톤을 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분 역시 매일 뛰는지 알 수는 없지만 요일 상관없이 내가 뛸 때마다 만나는 것 보면 이분은 매일 뛰는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분은 5~60대쯤으로 보이는 남성분입니다. 마라톤 코스에는 여러 굴다리를 지나가는 길이 있습니다. 굴다리 밑에는 햇빛이 들지 않은 음지이고 벤치가 있습니다. 매번 그곳에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통화를 하는 분이 계십니다. 그 장소를 지나갈 때면 담배 냄새가 코끝으로 들어옵니다. 실외인데도 바람을 타고 뛰고 있는 저에게 느껴집니다. 매번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만나기도 어려울 텐데 늘 뛰면서 저분은 이 시간에 누구랑 통화를 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담배 냄새 때문에 이분은 기억하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하루 24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정해진 일상대로 살아갑니다.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을 하고 각자가 정해놓은 시간에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하며 살 것입니다. 어떤 것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각자 자신만의 시간을 쓰면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 유퀴즈에 "문경환 셰프" 미스터 초밥 왕 편을 봤습니다. 리모컨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된 문경환 셰프는 지난 2019년 도쿄 아자부주반에 스시야 쇼타라는 식당을 열어 개업 1년 만에 한국인 최초 미쉐린 가이드 도쿄 1스타 획득, 한국인 2025 최근까지 미슐랭 1스타를 유지한 스타 셰프라고 합니다. 미쉐린 가이드를 5년 연속 1스타를 유지하며 도쿄에서도 손꼽히는 스시집으로 자리한 유명한 셰프라고 합니다. 현재는 예약 방문하기도 힘든 이름난 식당이라고 합니다.



이런 '와' 소리 나는 셰프님도 처음은 <미스터 초밥 왕>이라는 만화책을 보고 꿈을 키웠다고 하는데 한 권의 책이 이렇게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꿈을 향해 동네 횟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여 더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일본으로 향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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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보면서 마음에 와닿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일본어를 할 줄도 모르고 자신이 어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할 짬밥이 아닌데도 매일 아침 그곳 상인들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먼저 했다는 말이었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하루도 빠짐없이 인사를 하고 생선 공부를 하던 어느 날 몸이 아파 나오지 못했는데 다음날 그렇게 인사도 받아주지 않던 상인이 먼저 아는 척을 하면서 어제는 왜 안 왔냐고 물어봤다는 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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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단한 성공을 이룬 이름난 셰프님도 초밥 왕이 되기까지 허드렛일만 7년을 했다고 하니 그의 꾸준함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가장 어려울 때, 누가 알아주지 않을 때, 자신의 꿈을 향해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매일 자신이 하는 어떤 일이 지금은 중요한 것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삶에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한 번 더 들었습니다.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무엇을 꾸준히 하고 계시나요? 꾸준함은 자신이 말로 하기 전에 다른 사람이 먼저 인정해 주고 알아봅니다. 어제 유퀴즈를 보고 아침 마라톤을 뛰면서 제 삶에 어떤 꾸준함을 장착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오늘을 꾸준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여러분들도 파이팅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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