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면 크리스마스 성탄절입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성탄절도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게 됩니다. 연말이면 딸들도 약속으로 바쁠 것 같아 딸들과 함께 식사를 하자고 전화를 했습니다. 크리스마스라 딸들도 약속이 생길 수도 있지만 올해가 가기 전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딸들이 분가하고 나니 일부러 부르지 않으면 주말에도 잘 오지 않습니다. 자립심 강한 딸들이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언제 이렇게 컸는지 새삼스럽기만 합니다.
요즘은 말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무심코 하는 말이 상대로 하여금 기분 나쁘게 만드는 일들이 종종 생긴다는 것은 말투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가끔 딸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생각해서 하는 말이 딸들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하고 엄마는 공감을 잘 못하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다른 지인들과 말을 할 때는 신경 써서 하는 말들도 딸들에게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인정과 공감보다는 잔소리를 하게 되기도 하고 훈계를 늘어놓게 되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대화가 끝나고 꼭 아쉬움이 남습니다.
얼마 전 큰 딸이 집에 와서 예전에 엄마 아빠가 자신에게 했던 말들로 자존감이 낮아지고 마음에 상처가 되었다는 말을 해 가슴이 아팠습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힘이 돼주지는 못할망정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말을 했다면 분명 잘못된 것이 맞겠지요.
말로 상처를 주는 사람은 잘 몰라도 받는 사람은 별생각 없이 내 뱉는 말에 상처를 입기도 하니 말의 무게를 느낍니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보다 못한 말은 하지 않는 것이 더 낫겠지요. 부모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말이라고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그 말이 상처가 되었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준 셈입니다. 어떤 말도 강요와 권유가 아닌 격려와 공감을 해주어야 하는데 부모니까 쉽게 말하고 부모니까 이런 말도 하는 거라는 말은 어떤 상황으로 봐도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일들을 뒤돌아보며 연말 훈훈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서운한 마음이 있으면 그것도 풀고,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이 딱 맞나 봅니다. 나이가 들면 자신도 모르게 연륜의 경험을 내세워 잔소리가 늘고 말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말보다는 경청을 해야겠습니다.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겠지만 말은 줄이고 귀는 열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봅니다.
생각해 보면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외로움을 견디고 이제는 혼자 즐기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깊은 이야기를 할 상대가 많지 않고 들어주는 사람 역시 찾기 어려운 세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대화를 할 때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더 공감해 주어야 하는 때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상대와 말을 할 때 편한 질문에 대해 쳇 GPT에게 물었더니 이런 대답을 줍니다.
상대가 편하다고 느끼는 질문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① 대답에 부담이 없고 ② 평가받는 느낌이 없고 ③ “틀린 답”이 없는 질문입니다.
1. 가장 안전한 시작 질문 (누구에게나 무난)
상대의 현재 상태·환경을 묻는 질문입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오늘 하루는 어땠어요?”
“요즘 가장 바쁘게 보내는 게 뭐예요?”
� 왜 좋은가
상대가 말하고 싶은 만큼만 말할 수 있고, 대화의 깊이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요.
2. 거리 좁히는 질문 (조금 더 친해지고 싶을 때)
가볍게 경험이나 취향을 묻습니다.
“최근에 인상 깊었던 일 있어요?”
“요즘 빠져 있는 게 있나요?”
“시간 날 때 주로 뭐 하세요?”
� 포인트
‘왜’보다는 **‘뭐, 어떻게’**로 시작하면 심문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3. 공감이 생기는 질문 (신뢰를 만들고 싶을 때)
상대의 느낌을 중심에 둡니다.
“그럴 때 기분이 어땠어요?”
“그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그 상황, 쉽지 않았겠네요”
� 질문 + 공감 한 문장이 같이 가면 대화가 훨씬 편해집니다.
4. 절대 피하면 좋은 시작 질문
대화를 딱딱하게 만드는 질문들입니다.
“왜 그렇게 했어요?”
“그래서 결론이 뭐예요?”
“그건 잘한 거예요?”
� 이 질문들은 평가·검증 느낌을 줍니다.
4번 질문은 주로 제가 딸들에게 했던 말들 같네요.
핵심 한 줄 정리
편한 대화는 ‘정보를 캐는 질문’이 아니라
‘말할 공간을 내주는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가족이나 가족·부부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문제를 푸는 것보다 마음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에요.
아래는 실제로 대화가 부드러워지는 질문 중심 정리입니다.
1. 하루를 여는 질문 (퇴근 후·저녁)
대화를 “보고”로 만들지 않는 게 핵심입니다.
“오늘 하루 중에 제일 힘들었던 건 뭐였어?”
“오늘 좀 괜찮았던 순간은 있었어?”
“오늘은 에너지가 몇 점 정도야?”
� 포인트
“뭐 했어?”보다 감정을 먼저 묻습니다.
2. 거리 회복 질문 (서로 예민할 때)
해결보다 이해 신호를 주는 질문입니다.
“지금 말하고 싶은 게 있어, 아니면 그냥 쉬고 싶어?”
“내가 도와주면 좋겠어, 아니면 들어주면 될까?”
“지금 이 상황에서 제일 서운한 게 뭐야?”
� 이 질문들은 싸움을 대화로 되돌리는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3. 갈등 중에 써야 할 질문
절대적인 사실보다 느낌을 중심에 둡니다.
“내 말 중에 상처된 부분이 있었을까?”
“내가 놓친 게 있다면 뭐일까?”
“당신 입장에서는 이게 어떤 의미였어?”
� “왜 그랬어?” 대신
� “어떤 마음이었어?”로 바꿉니다.
4. 관계를 깊게 만드는 질문 (주말·여유 있을 때)
일상 속에서 관계의 뿌리를 다시 확인하는 질문입니다.
“요즘 내가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 있어?”
“나한테 조금만 바뀌었으면 하는 게 있다면 뭐야?”
“우리 요즘 잘 가고 있다고 느껴?”
� 방어하지 않고 듣는 태도가 질문만큼 중요합니다.
5.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쓰기 좋은 질문
부부가 같은 편이라는 신호를 줍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같이 어떻게 해보면 좋을까?”
“아이한테 어떤 부모로 기억되고 싶어?”
“요즘 당신이 제일 많이 신경 쓰는 건 뭐야?”
절대 피해야 할 가족·부부 질문
“그래서 내 잘못이라는 거야?”
“또 그 얘기야?”
“다른 집은 안 그래”
� 이 말들은 대화를 닫는 말입니다.
한 문장 핵심
가족 대화의 좋은 질문은
상대를 바꾸려는 질문이 아니라
함께 서 있으려는 질문입니다.
문장만 보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이 참 쉬운데, 말로 하려고 하면 또 어려운 것이 이렇게 쉬운 말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어려운 것이 진솔한 대화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말도 연습이고 감정도 훈련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이런 좋은 문구도 단순히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연습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책상 앞에 붙여놓고 대화할 때마다 참고해 보려고 합니다.
분명 말도 노력해야 좋아지는 것이겠지요. 자신의 말투가 문제라면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고 단언하기보다는 좋은 방향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느낍니다. 나이를 먹어도 관계는 참 어렵습니다.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